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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이 되려는 박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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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이 되려는 박인비

입력
2013.06.10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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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 키즈' 박인비(25ㆍKB금융그룹)가 자신의 우상인 박세리(37ㆍKDB산은금융그룹)를 뛰어 넘을 기세다.

세계 랭킹 1위 박인비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 로커스트힐 골프장(파72ㆍ6,534야드)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를 적어내 카트리나 매튜(스코틀랜드)와 동타를 이룬 뒤 들어간 세 번째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33만7,500 달러(약 3억7,700만원)다.

박인비 독주시대

지난 4월 열린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인비는 이번 시즌 두 차례 열린 메이저대회 우승 컵을 모두 거머쥐었다. 2008년 US 여자오픈을 포함해 개인 통산 세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이자 통산 7승째다.

LPGA 투어에서 단일 시즌에 메이저대회 연승을 이룬 것은 2005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LPGA 챔피언십을 석권한 이후 8년 만이다. 선수로서는 역대 7번째로 2회 연속 메이저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전설도 넘는다

박인비는 세계 랭킹은 물론 상금과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또 박인비는 1998년 우승한 박세리(당시는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에 이어 이 대회 정상에 오른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박세리는 이 대회에서 1998년을 포함해 2002년, 2006년까지 세 차례나 우승했다.

박인비는 이번 시즌에만 4승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2001년과 2002년 5승씩을 거둬 한 시즌 한국인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박세리의 기록도 뛰어넘을 기세다. 박인비는 남은 15개 대회에서 2승만 보태면 한국여자골프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하루 39홀 승부

올해 대회는 폭우로 일정이 순연되면서 마지막 날 3, 4라운드가 잇따라 열리는 '마라톤 레이스'로 치러졌다.

박인비는 4라운드 17번홀까지 1타 차 단독 선두를 달렸다. 18번홀(파4)에서 파만 잡아도 우승할 수 있었다. 하지만 티 샷이 왼쪽 깊은 러프에 빠졌다. 3온2퍼트로 뼈아픈 보기를 적어내 연장전 승부를 허용했다.

매튜와 연장 1, 2차전을 파로 비긴 박인비는 18번홀(파4)에서 이어진 3차 연장전에서 티 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뒤 두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렸다.

반면 티 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나무 밑으로 들어간 매튜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네 번째 샷 만에 그린에 안착했다. 2퍼트로 파 세이브만 해도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던 박인비는 '골프 여제'답게 버디로 우승을 자축했다.

2009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포함해 LPGA 투어에서 통산 4승을 올린 44세의 노장 매튜는 역전 우승을 노렸지만 박인비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박인비는 "정말 힘든 하루였다. 티샷이 너무 좋지 않아 연장전에 나간 것만 해도 행운"이라면서 "다행히 세 차례 연장전에서 티 샷이 모두 페어웨이에 간 것이 우승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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