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임대를 하겠다고 건축허가를 받은 뒤 분양하는 수법으로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얌체 건축주에게 철퇴를 가했다.
10일 행복청에 따르면 세종 나성동 2-4생활권 CB3-4블록 '금강프라자' 건축주인 수지산업개발㈜에 대해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1월 세종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지난 달 27일 이 사건을 대전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수지산업개발은 지난해 9월 근린생활시설과 교육연구시설, 업무시설 등 용도로 연면적 9,872㎡에 지하 2층, 지상 7층짜리 금강프라자를 신축하기 위해 행복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다. 허가 당시 수지산업개발은 연면적 중 1~2층(2,821㎡)만 분양하고 3~7층(7,051㎡)은 임대사업을 하겠다며 분양신고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지산업개발은 임대를 하겠다고 신고한 3~7층도 분양 홍보용 팸플릿에 분양 가격표와 면적 등을 표기하고 분양을 강행,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임대하기로 한 5개 층을 전부 분양했다.
경찰은 수지산업개발이 분양면적을 3,000㎡ 이하로 낮춰 부동산신탁기관 신탁 의무에서벗어나는 수법으로 신탁수수료 1억을 챙겼다고 밝혔다. 또 분양공고를 할 필요 없이 분양사업자 마음대로 분양해 막대한 프리미엄도 챙겼다고 밝혔다.
행복청과 경찰은 앞으로 오피스텔 등 민간 건축물의 분양이 증가함에 따라 수지산업개발과
같은 분양 관련 위법 행위도 늘 것으로 보고 있다. 두 기관은 철저한 관리 감독을 하는 한편 법을 어기는 일이 적발되면 즉시 의법조치 하기로 했다.
건축물 분양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용승인(건축물 준공허가) 전에 분양하는 건축물의 바닥면적 합계가 3,000㎡를 넘을 경우 분양신고서와 함께 신탁계약서, 대리사무계약서 등의 서류를 갖춰서 허가권자에게 신고해야 한다. 이를 어기고 분양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억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 다만 임대사업은 면적과 상관없이 신탁을 하지 않아도 된다.
최병성 행복청 건축과 사무관은 "건축주가 건축허가 사항을 어기고 거짓으로 분양하면 시민들이 큰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어 일벌백계 차원에서 단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윤형권기자 yhk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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