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원곤)는 코스닥 상장사 2곳을 자기 자본 없이 인수한 후 허위공시를 통한 주가조작으로 거액을 챙긴 혐의로 기업사냥꾼 양모(45)씨 등 2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은 양씨 등의 부탁을 받고 해당 종목을 테마주로 홍보해준 인터넷 증권방송 진행자 고모(38)씨 등 공범 6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양씨 등은 지난해 2~8월 명동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려 ㈜쓰리원(전 디지털텍)의 주식을 인수하면서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바지사장을 내세워 자기 자본으로 인수하는 것처럼 허위 공시를 해서 일반투자자들을 속였으며, 사채업자들은 주가가 오르면 매도해 이득을 챙길 수 있도록 했다.
양씨는 또 쓰리원의 인수합병 사실이 공시되기 전에 차명계좌로 주식을 미리 사들여 되팔아 부당이득도 취했으며, 이 과정에서 인터넷 증권방송을 통해 인수가 원활히 진행되는 것처럼 홍보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교육전문업체인 G러닝 주식을 차입금으로 매수했으면서도 자기 자본으로 인수하는 것처럼 공시해 주가가 크게 오르자 되파는 수법으로 시세차익을 얻었다. 증권방송 진행자인 고씨는 대선을 앞두고 자신이 출연한 인터넷 방송을 통해 G러닝이 유망한 교육주라며 투자를 권유하기도 했다.
이들의 시세조종으로 쓰리원과 G러닝의 주가는 각각 4배와 3배 이상 올랐다.
검찰 관계자는 “경영권과 주식을 담보로 한 무자본 인수합병 방식의 기업사냥꾼을 기소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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