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텐 푀르츠가 2009년 독일 베를린에서 공유사무실 베타하우스와 공유사무실 중개 사이트 데스크원티드를 만든 것은 자신의 필요 때문이었다. 연구원으로 일하던 대학 사회학연구소가 문을 닫으면서 갈 곳이 없어진 그가 혼자 연구를 하는 데 지쳐 비슷한 처지의 동료들과 사무실을 차린 것이 출발점이었다. 푀르츠는 “베를린은 고등교육을 받은 무직자와 이들이 사무실을 마련할 수 있는 유휴 공간이 많아 공유사무실이 확산됐다”며 이 도시가 뉴욕, 샌프란시스코, 런던, 도쿄 등과 함께 공유사무실의 중심지라고 설명했다.
_베를린이 공유사무실의 중심지인 이유는 뭔가.
“베를린은 프리랜서가 많고 이들이 연관된 창조적인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비교적 물가가 싸고 생활 환경이 좋아 세계의 젊고 창의적인 노동력이 많이 유입되고 있다. 이런 조건 때문에 평균 34세의 IT 기업가, 미디어 종사자, 예술가 등이 이용하는 공유사무실에 대한 수요가 높다. 베를린의 70%가 유휴 공간이고 임대료가 싸다는 점도 한몫 한다.”
_독일형 공유사무실의 특징이 있나.
“베타하우스에는 사무실에 전화 부스가 따로 설치돼 있다. 독일인들은 소음에 민감하기 때문에 통화하려는 사람은 다른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부스 안에 들어가야 한다. 사무실에서 소음을 측정해 큰 소음을 자주 내는 이용자에게 경고를 한다.”
_국가ㆍ지역별 공유사무실의 차이가 있는가. 최근 공유사무실이 급증한 지역은 어디인가.
“스페인처럼 경제 위기의 피해가 큰 국가에서는 사람들이 두 가지 직업을 갖는 경우가 많아 공유사무실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시에스타(점심 후 낮잠 시간)를 기준으로 반나절 단위로 공유사무실을 이용함으로써 비용을 절약한다. 스페인은 경제 위기 전 부동산 건설 붐이 일었었는데 위기 이후 유휴 인력이 된 건축가들 중 상당수가 공유사무실을 열었다. 브라질도 최근 급속한 경제 성장에 힘입어 공유사무실이 늘어나는 추세다. 공유사무실은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IT 인프라가 잘 갖춰진 국가에서 발전한다. 아랍, 중국, 러시아 등에서는 당분간은 공유사무실이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다.”
베를린=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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