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의 폭풍 성장을 이끌었던 디젤차의 기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판매된 디젤차는 7,503대로 전체 수입차 중 55.9%를 차지했다. 2위 가솔린(37.6%) 자동차를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리며 15개월 연속 이룬 1위 성적이다.
자동차 시장 개방 이래 25년 동안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던 가솔린 차를 디젤차가 처음 따라 잡은 건 작년 3월. 그 두 달 전인 1월까지만 해도 43.0%(디젤), 53.0%(가솔린)로 10%포인트 뒤지던 디젤차는 3월에 49.3%, 46.7%로 가솔린차를 처음 역전했다. 올 1월에는 가솔린 자동차(34.5%)보다 두 배 가까이(63.1%) 팔려 수입차 시장을 평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커먼 매연으로 환경오염 대명사이던 디젤 엔진에 대한 오해가 걷히고 연비도 좋다는 사실이 새삼 재확인 되면서 급성장했다"며 "국내 수입차 시장의 성장은 디젤엔진의 힘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디젤차의 질주도 점점 힘이 부치는 분위기다. 올 1월을 정점으로 디젤차의 점유율은 점차 하향곡선을 그려 4개월 만에 5%포인트 이상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2월 한 달을 제외하면 올 들어 전달 대비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며 "급성장하던 디젤차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젤차의 부진을 틈타 성장하고 있는 자동차는 가솔린차와 하이브리드차. 가솔린차는 올 1월을 저점으로 추가 하락을 멈췄고, 지난달엔 반등까지 성공했다. 하이브리는차는 864대가 팔려 6.4%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솔린 차도 힘과 연비가 좋아지면서 저렴하고 조용한 가솔린차로 다시 관심이 모이는 것 같다"면서 "가솔린과 디젤, 그리고 장기적으로 성장이 확실시되는 하이브리드차가 점차 균형을 맞춰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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