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2007년 ‘청계산 폭행’을 불러왔던 김 회장의 차남 김모(28)씨가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 범 현대가 3세인 정모(28)씨가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김씨도 검찰 소환 대상이 되는 등 재벌가 2·3세들로 수사가 확대되는 양상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인천지검 강력부(부장 정진기)는 한화그룹 김 회장의 차남 김씨가 상습적으로 대마초를 피운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를 포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9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9월 경기 오산시 미군 공군기지 소속 주한미군 A(23) 상병이 군사우편으로 밀반입한 대마초를 한국계 미국인 브로커(25)로부터 넘겨 받아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범 현대가 3세 정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씨의 혐의를 포착했다. 정씨는 A 상병이 원두커피 봉지에 숨겨 몰래 들여온 대마 944.57g 중 일부를 브로커로부터 전달 받아 피운 혐의로 A 상병, 브로커 등과 함께 지난달 구속됐다.
검찰은 A 상병과 브로커를 상대로 대마초 흡연자가 더 있는지를 조사하던 중 김씨가 이들로부터 대마초를 넘겨 받아 피웠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밖에 다른 재벌가 2, 3세들에 대해서도 검찰이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현재 신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 체류해 있는 사실을 파악하고 김씨 측과 소환 일정을 조정 중이다.
김씨는 2007년 유흥업소 종업원에게 폭행을 당한 사실을 아버지인 김 회장에게 알려 ‘보복 폭행 사건’을 불러왔고, 2011년에는 교통사고 후 뺑소니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벌금 7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기도 했다.
김 회장은 계열사에 수천억원을 부당 지원하는 등 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이며, 1월 조울증 증세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입원 치료 중이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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