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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SA, 자국 국민도 첩보대상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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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SA, 자국 국민도 첩보대상으로 삼았다"

입력
2013.06.0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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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전세계 첩보활동 현황을 지역별로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정보분석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8일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이 처리 중인 천문학적 정보 중 상당수가 미국에서 수집한 것으로 "미국 시민을 상대로 감시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오바마 정부의 공식입장과 배치돼 파장이 예상된다.

가디언이 입수한 NSA 기밀문건에 따르면 '국경 없는 정보원'이라는 이름의 이 프로그램은 컴퓨터망과 전화망을 통해 수집된 정보의 분량, 종류 등을 출처 별로 분류할 수 있다. 3월 한달 간 처리된 정보는 970억건에 이른다. 뉴욕타임스는 "정보수집 속도에 비해 분석 속도가 처졌던 미국 정보당국이 대량 정보를 처리하는 데이터마이닝 기술을 활용, 정보처리 능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프로그램은 정보분석 결과를 지도상에 표시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가디언이 공개한 3월 현황 지도에는 NSA가 수집한 정보 분량에 따라 국가별로 초록-노랑-주황-빨강으로 표시됐다. 첩보량이 최고 수준인 빨강색 국가는 이란, 파키스탄, 요르단으로 각각 140억, 135억, 127억여건이 수집됐다. 이집트(76억건)와 인도(63억건)가 4, 5위로 주황색으로 표시됐다. 한국과 북한은 일본, 호주, 스웨덴 등과 함께 감시수준이 가장 낮은 초록색 등급이었다.

미국은 28억9,000여건의 정보가 수집돼 중국, 이라크, 독일과 함께 노랑색으로 분류됐다. NSA가 자국 사이버안보에 가장 위협적인 국가로 여기는 중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자국민을 감시하고 있는 셈이다. 가디언은 NSA가 해명과 달리 자국민을 첩보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그 근거로 NSA의 인터넷상 수집 정보에 IP 주소가 포함된다는 내용이 담긴 정부 문건이 있다고 보도했다. 컴퓨터의 네트워크상 식별번호를 뜻하는 IP주소는 지역 코드를 포함한다.

NSA가 대형 인터넷기업 및 통신회사를 상대로 개인정보를 수집한 사실을 연달아 폭로한 가디언은 보도가 나간 이후 NSA가 "우리는 수집된 정보로 당사자의 신원이나 위치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7일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8일에는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나서 "국가안보를 위한 합법적 활동으로 미국 시민과는 무관하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놨다. 클래퍼는 "미국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정보기관의 활동이 지난 한 주 간 부주의하게 폭로됐다"며 기밀을 유출한 내부자를 제재할 뜻을 밝혔다.

한편 가디언은 오바마가 지난해 10월 국가안보 고위 관계자들에게 사이버공격을 가할 해외 목표물을 선정할 것을 명령했다고 7일 보도했다. 가디언이 입수한 대통령 정책명령서는 "적에게 사전경고 없이 다양한 수준의 타격을 가해 미국의 목표를 증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공격적 사이버 효과 작전(OCEO)을 제안하며 이같이 명령했다. 미국이 사이버 선제공격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해석할 수 있는 내용으로, 외신들은 이 보도가 미중 정상회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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