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는 2010년 대지진을 겪은 아이티와 함께 중앙아메리카의 대표적 빈국이다. 남서쪽 초원지대에 '코키볼카(민물바다)'라는 호수가 있다. 해발 28㎙로 지대가 낮고, 면적(8,262㎢)은 우리나라 충청남도와 비슷하다. 300개 이상의 섬들이 흩어져 있으며 1,600㎙ 넘게 솟아있는 쌍둥이 화산도 있다. 동쪽 카리브해와 호수를 잇는 강에는 식인(?) 황소상어까지 왕래할 정도라니 뱃길을 추가로 파고 넓혀서 운하를 만드는 일이 어렵지만은 않아 보인다.
▲ 카리브해~코키볼카~태평양을 연결하는 '니카라과운하'가 국제적 관심사다. 최근 외신들은 니카라과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이 운하 건설권을 중국에 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관련 법안이 지난해 국회에 상정돼 있는 상황에서 공사기간과 건설비용까지 확인되고, 운하 주변 전기ㆍIT산업을 맡는다는 중국회사도 밝혀졌다. 빈곤을 책임지겠다는 정부로서는 인근 파나마 정부가 파나마운하로 얻는 수입이 국내총생산(GDP)의 8%란 현실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게다.
▲ 니카라과운하에 오랫동안 군침을 흘린 나라는 미국이다. 1898년 쿠바 문제로 촉발된 미국과 스페인 전쟁에서 미국은 태평양의 해군을 마젤란해협을 돌아 카리브해로 이동시키는데 두 달 이상이 걸렸다. 전후 미국은 태평양-카리브해 항로를 1만4,000㎞ 이상 단축하는 방안을 궁리, 1901년 니카라과운하에 대한 의회승인까지 받았다. 하지만 운하 예정지의 화산폭발로 계획이 무산됐고, 마침 프랑스가 시작했던 파나마운하 건설이 중단되자 이를 인수해 1914년 개통했다.
▲ 파나마운하는 수에즈운하와 함께 대표적인 국제운하다. 국제운하는 군함을 포함하여 모든 나라의 모든 선박에 개방돼 있다. 전시에도 자유통행이 보장되는 등 어떤 경우에도 폐쇄되지 않는다. 서유럽-인도 항로를 6,400㎞ 단축했던 수에즈운하가 한동안 영국과 프랑스의 지배하에 있었고, 파나마운하는 여전히 미국의 세력권에 있다. 그들이 굴기(屈起)했을 때 그들은 국제운하를 틀어쥐었던 셈이다. 10년쯤 뒤엔 거대한 파라과이운하가 중국의 손아귀에 쥐어질 전망이다.
정병진 주필 bjj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