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일 남북 장관급 회담을 위한 사전 실무접촉 회의에 여성 수석대표를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당국자 회담은 물론 사전 실무접촉에 북한측 수석대표로 여성이 나선 것은 처음으로 첫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실무접촉 수석대표로 '남남북녀'가 나선 점도 이채롭다.
이날 판문점에 수석대표로 나온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은 대남접촉 경험이 많은, 북한에서는 보기드문 '여성 대남 일꾼'으로 평가된다. 1965년생인 김 부장은 2003년 제주도 평화축전과 2005년 서울과 평양에서 열린 제15~16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 수행원으로 참가한 인물로 우리에게도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2006년에는 6ㆍ15 남북 당국 공동행사의 보장성원(안내요원)으로 활동했고,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측 특별수행원들을 북한에서 안내하는 역할을 맡았다.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에는 이희호 여사 등 한국 쪽 방문단을 개성에서 마중하기도 했다.
김 부장은 김일성대 출신이라는 설이 돌고 있으며 그를 만나본 남측 인사들은 한결같이"매우 똑똑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측 수석대표인 천해성 통일정책실장과도 구면인 것으로 알려져 북한이 회담을 성공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를 표시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2011년 2월 개최된 남북군사실무회담에 우리측에서 당시 정소운 통일부 회담1과장을 내세운 데 대한 맞대응 성격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북측 대표단의 일원인 황충성과 김명철도 과거 개성공단 관련 남북 회담에 관여한 인물들이다. 1973년생인 황충성은 2009년 개성공단 관련 남북 당국간 1~3차 실무회담 대표로 참석했고, 1960년생으로 이번 대표단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은 김명철은 2000년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수행으로 활동했고, 2002년 개성공단 실무협의 대표로 참석한 바 있다.
우리측의 수석대표인 천 실장은 1964년생으로 통일부에서 인도협력국장과 대변인,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 대표 등을 지낸 남북협상 전문가다. 천 실장과 함께 대표단으로 나선 권영양 강종우 통일부 과장도 남북회담에 많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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