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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에서 술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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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에서 술 파티?

입력
2013.06.0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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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주류회사가 스리랑카 불교 유적이자 세계문화유산인 시기리야에서 술 파티를 하는 광고(사진)를 내보냈다가 스리랑카 정부와 국민으로부터 "성지 모독"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사히맥주는 5월 중순부터 시기리야를 배경으로 하는 발포주(맥아 비율이 3분의 2 이하인 맥주) 광고를 내보냈다. 광고 내용은 시기리야의 바위산 정상에서 발포주를 손에 들고 춤을 추는 등 술 파티를 하는 것이다. 아사히 맥주는 일부는 스튜디오에서, 나머지는 시기리야 현지 상공에서 각각 촬영한 영상으로 합성 광고를 제작해 방송에 내보냈다.

시기리야는 스리랑카 중부 370m 높이의 바위 언덕에 조성된 불교사원으로, 수백개의 프레스코 벽화 등 불교 유적이 많다. 불교 국가인 스리랑카를 대표하는 성지로 1982년에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광고 사실이 알려지자 스리랑카 언론은 "국가의 문화유산에서 술판을 벌이는 광고를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고 불교 단체 회원들은 5일 수도 콜롬보의 일본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했다. 발라수리아 스리랑카 국가유산장관은 AP통신 인터뷰에서 "일본의 광고제작사가 영양음료 광고를 찍겠다고 보고하고 촬영 허가를 받았다"며 "사실 관계가 다른 만큼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국내에서는 주류와 담배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아사히그룹 관계자는 "광고 제작자로부터 스리랑카 정부의 허가를 정식으로 받았다고 들었지만 스리랑카 국민을 불쾌하게 한 것은 사실"이라며 "문제가 제기된 뒤 광고를 중단했다"고 해명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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