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남북한의 회담 재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과 북한이 개성공단 등의 이슈에 관한 대화를 재개키로 했다는 소식을 환영한다"며 "미국은 남북 관계 개선을 지지해왔으며 동북아 지역 동맹국들과 긴밀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미 대화에는 북한의 진전된 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사키 대변인은 "북한이 미국과 대화하려면 몇 가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여기에는 2005년 9ㆍ19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북한의 (핵무기 폐기 등) 국제의무 준수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 동안 미국은 남북이 합의한 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9ㆍ19 공동성명의 이행 약속이 전제되면 북미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혀왔는데 이번에도 그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사키 대변인은 "이번 일은 남북간 문제이고 (북미 대화 재개 등) 모든 이슈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사키 대변인은 북한이 6자회담보다 개별 국가들과 접촉하는데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다. 그는 "북한의 대화 제의가 6자회담 당사국들을 분열시키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면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동기까지는 짐작하기 어렵지만 미국은 6자회담에 집중해 당사국들과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으며 (남북 회담 재개가) 이 같은 방침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남북 쌍방이 접촉과 대화를 회복하기로 한 것을 기쁘게 느낀다"고 말하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대립 상태보다는 좋은 일"이라고 하는 등 중국과 일본은 남북 회담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고무적인 진전"이라며 "한국과 북한이 신뢰를 구축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외신들도 관련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한국에 우호적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으며 CNN방송은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 등이 논의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북한이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한국의 제재 조치를 해제하려는 것"이라고 보도했으며 중국 신화통신은 "북한은 6ㆍ15 공동선언 13주년과 7ㆍ4 남북 공동성명 41주년 기념 행사와 관련한 논의도 함께 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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