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를 읽어주다가 문득 엄마인 '나' 자신이 아이들을 좇는 호랑이처럼 느껴진다면 어떤 기분일까. 나무 꼭대기에 올라간 아이들을 잡아보겠다고 어리석게도 네 발에 참기름까지 바르고 죽죽 미끄러지는 모습. 의 저자 최은희씨에 따르면, 이 동화는 성공하라고, 이겨내라고 자꾸 닦달하는 '타이거 맘'과 그런 엄마 품에서 벗어나려는 아이들의 무의식적 메타포인지도 모른다.
초등학교 교사이자 두 아들의 엄마인 저자는 육아와 교육에 방점이 찍힌 이 그림책 에세이에서 자신을 부끄럽고 불편하게 만들었던 그림책들을 이야기한다. 존 버닝햄의 에서는 아이들의 상상의 눈을 가리는 어른들의 억압적 사실주의를, 모리스 샌닥의 에서는 걸림돌을 치워주는 친절보다는 스스로 치울 때까지 기다려주는 불친절이 더 소중함을 읽어내는 식이다. 낮은산ㆍ240쪽ㆍ1만 3,500원.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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