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을 향해 달려가는 2013 프로야구 중위권 경쟁이 롯데, LG의 약진과 KIA의 부진으로 요동치고 있다.
팀 당 46~50경기를 치른 시점으로 상승세를 타는 팀이나 부진한 팀이나"그 팀과 맞대결 성적만 좋았더라면…"이란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때다. 팀 간 3연전씩 최소 두 번에서 세 번 맞대결이 성사된 가운데 상대 전적이 한쪽으로 쏠리는 양상을 드러내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물고 물린 천적 관계가 흥미롭다. 확률은 희박하지만 상대 전적은 정규시즌 최종 순위가 동률일 경우 가을 잔치 티켓의 주인공을 가리는 기준이 될 수도 있다.
돌풍의 주인공인 선두 넥센은 압도적인 성적(31승1무16패)만큼 상대 전적에서도 대부분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유일하게 열세를 보이고 있는 팀이 있다. KIA에만 2승3패로 뒤져 있는데 3월30일 KIA와 개막전에서 난타전 끝에 9-10, 1점 차로 아쉽게 패한 이후 만나기만 하면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염경엽 넥센 감독은 "초보 감독 데뷔전을 너무 혹독하게 치러 이후에 큰 보약이 됐다"고 말한다. 한 때 선두를 달리다가 6위까지 미끄러진 KIA는 삼성에 1승5패로 철저하게 눌려 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양 강'으로 꼽힌 라이벌이기에 더 아쉬운 성적표다.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은 넥센에 2승1무6패로 기를 펴지 못했다. 6월의 한국시리즈로 불린 주중 3연전에서도 1무2패로 완패했다. 특히 마지막 경기에서는 7-5로 경기를 뒤집었다가 철벽 불펜을 써 보지도 못하고 7-15로 재역전패했다. 지난 4월30일 이후 넥센전 5연패 수모다. 삼성이 특정팀에 5연패한 것은 2009년 8월28일~9월23일 SK전 5연패 이후 근 4년 만이며 2011년 류중일 감독 부임 이후는 처음이다.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다시 만난다면 삼성으로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넥센 징크스인 셈이다.
3위 롯데와 4위 LG도 각각 넥센에 1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LG는 특히 9구단 NC에 2승4패로 부진한 것이 뼈아프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SK는 좀처럼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와 LG에 각각 1승4패, NC에 3승6패로 고개를 숙였다. 그런 SK는 두산에는 4승2패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어 팀 간 상대 전적이 뒤바뀔 여지는 있다. 하지만 하루 빨리 천적관계를 청산하지 못하면 점점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의외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는 중요한 '기 싸움'의 잣대가 된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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