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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 700회 "더 웃겨 드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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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 700회 "더 웃겨 드려야죠"

입력
2013.06.0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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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트 위주의 소극에서 탈피해 공개 콘서트 방식으로 한국 코미디의 새 역사를 써온 KBS'개그 콘서트(이하 개콘)'가 9일 700회를 맞는다. 1999년 9월 4일 첫 방송 이래 14년 동안 정종철, 김현숙, 유세윤, 장동민, 김병만, 김수근 등 숱한 스타를 배출하며 인기 코너와 유행어를 탄생시킨 '개콘의 전설'은 진행형이다.

200명이 넘는 출연자가 무대에 올랐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6,000개에 가까운 코너가 관객에게 선보이면서 창출된 개콘 효과는 무대 밖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개콘 출신 개그맨들은 다른 방송사 개그 프로그램을 점령했고, 영화와 드라마에서 감초 역으로도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허경환, 김현준, 신보라, 최효종, 김원효 등 현재 개콘 멤버인 젊은 개그맨들 역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광고 모델로도 상종가를 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개콘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프로그램의 인기를 주도하는 간판 코너가 없는 데다 수 개월 전부터 시청률이 20%대에서 15%대로 주저앉았다. 5일 여의도 KBS홀 연습실에서 진행된 개콘 700회 기자회견은 제작진과 출연진의 위기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개콘 연출을 맞고 있는 박지영 PD는 "700회를 기점으로 '생활의 발견'이나 '거지의 품격'과 같은 대표 코너들을 종영한다"며 "오래된 코너들은 과감히 없애고 새로운 것들을 보여드리는 기점이 바로 700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콘 최장 출연자인 박성호, 김대희도 개콘 위기론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주식시장의 주가는 올라갈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죠. 사실 작년에 개콘이 상당히 고점을 찍었고, 올해는 그보다 떨어진 것뿐이지 평균적으로는 결코 위기라고 말할 것까진 아닌 거 같아요."(박성호) "1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오르락 내리락 하는 패턴이 2년 주기로 반복됐는데 그 때마다 위기설이 나왔습니다. 그래도 잘 헤쳐나가 지금까지 왔어요. 워낙 내부적으로 단단히 뭉쳐 있기 때문에 다시 또 오르막길로 갈 것이라고 믿습니다."(김대희)

박성호, 김준호, 김대희 3인은 침체된 개그 콘서트의 활성화를 위해 최근 '원로회의'를 결성해 주 1회 정기 회의를 갖고 선배 한 명이 후배 1∼2명과 팀을 꾸려 새 코너를 짜는 멘티-멘토 제도를 운영 중이다. "꾸준히 무대를 지켜온 우리 원로 3인방은 '1000회까지 가자, 이제 6년 남았다'하고 있어요. 안 잘리고 버티기 위해 열심히 하려는 거죠. 과거 개콘은 호흡이 빠른 브리지 개그를 처음 도입해 화제가 됐는데, 요즘은 콩트도 있고 토크도 있고, 요소요소를 다 갖춘 코미디 종합 선물 세트가 되어가고 있어요."(김준호)

방송 700회째인 9일 개그 콘서트에는 강성범, 정형돈, 김병만, 류담, 이수근, 정종철, 김영철, 신봉선, 오지헌 등 개콘 출신 스타 개그맨과 전유성, 샘 해밍턴 등이 출연해 역대 인기 프로그램을 다시 선보인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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