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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라이스 기용, 미국의 대북ㆍ외교 정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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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라이스 기용, 미국의 대북ㆍ외교 정책은?

입력
2013.06.0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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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수전 라이스(48)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차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임명했다. 유엔 대사에는 인권운동가 출신의 안보 전문가 사만다 파워(42)가 기용됐다. NSC 보좌관은 대통령에게 전쟁, 테러리즘, 외교정책을 조언하는 최고 책임자이고 유엔 대사는 미국 외교의 선봉 역할을 맡고 있다. 오바마 2기의 주요 정책이 두 여성 외교관의 손에 달려 있는 셈이다.

터프한 여성 보좌관

라이스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가 강경하다는 뜻의 '터프'라는 데 이견이 없다. 친구인 제인 하먼 우드로윌슨센터 원장은 "라이스는 주먹을 날릴 수 있는 여성"이라며 "그런 (강경한) 것이 라이스를 개인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성장시켰다"고 말했다.

라이스는 전임 톰 도닐런과 많은 점에서 정반대다. 도닐런이 로비스트처럼 일을 조용히 처리하는데 반해 라이스는 퉁명스럽고 거칠고 갈등 지향적이다. 도닐런은 신중하고 여론의 조명을 피하려 하지만 라이스는 인기 없는 대의명분도 지지하며 위험을 무릅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2011년 리비아 사태 당시 미국의 군사 개입을 주장하고, 핵 개발에 나선 이란 제재를 주도한 것에서 그런 모습이 보인다.

NSC를 이끌 라이스는 중재 위주인 도닐런 방식이 아닌 정책 중시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다만 그의 임명이 당장 오바마의 외교정책 변화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오바마는 "라이스는 실용적이며 미국의 힘을 현명하고 신중하게 써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 강경파?

라이스는 국제 규범을 어긴 북한에 제재라는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켜왔다.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때도 국제사회의 법을 어긴 만큼 당연히 제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스는 2009년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 직후 강경한 내용의 대북제재 결의 1874호 채택을 성사시켰고 지난해 12월 장거리 미사일(로켓) 발사와 올해 2월 3차 핵실험 때도 각각 대북 제재를 확대 강화하는 내용의 결의를 이끌어 냈다. 이렇게 유엔의 대북 제재 6개 가운데 3개가 라이스의 주도로 처리됐다. 라이스는 제재 결의를 이끌어낼 때마다 이에 반대하는 중국과 격하게 말싸움을 해 대북 강경론자의 이미지를 굳혔다. 북한은 이런 라이스가 오바마 2기 국무장관 물망에 올랐을 때 매우 부담스러워 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스의 원칙론적 대북 접근이 대화를 중시하려는 존 케리 국무장관과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외교 소식통은 "라이스가 유엔에서 4년 넘게 북한 문제를 조율하면서 북한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라이스가 오바마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점도 한반도 현안에 대한 그의 영향력을 키울 요인이다. 오바마는 라이스를 국무장관에 기용하려다 공화당의 반대에 부닥치자 이번에 상원 인준이 필요 없는 NSC 보좌관으로 그를 불러들였다.

인권 중시하는 파워 대사

언론인, 작가, 인권운동가를 지낸 사만다 파워는 민주주의의 증진과 민간인 보호를 중시한다. 대량 학살과 잔혹행위 차단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실망감을 표하기도 했다. 르완다와 발칸 사태에 대한 유엔의 태도를 비판한 책 로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이 책을 읽은 오바마가 그를 초청해 대화한 것이 인연이 돼 오바마 캠프에 합류했다. 2008년 힐러리 클린턴 당시 상원의원을 "괴물"이라고 부르며 그의 대권 욕심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미국이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반 이스라엘 인사로 분류된다. 하지만 자유주의적 성향을 보여 공화당은 그의 기용을 반기고 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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