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일 남북 당국간 회담을 전격 제의하면서 7, 8일 미국에서 열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 회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은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휴양지 서니랜즈에서 새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회동해 다양한 현안을 논의한다. 외교가는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정세를 이번 회동의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쑹룽화(宋榮華) 중국 공공외교협회 비서장(외교학원 객좌교수)은 6일 광주일보(廣州日報) 기고문에서 “두 정상이 국제 문제를 거론할 때 한반도 사태를 가장 먼저 꺼낼 것”이라며 “양국 모두 한반도의 안정과 비핵화를 원한다는 공통 분모가 있는 만큼 이번 회동에서 강력한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기드온 래치먼의 칼럼을 통해 “한반도가 정전협정 60년 만에 또다시 국제문제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고 강조했다. 칼럼은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무력 충돌을 봉쇄해야 한다는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이번 회담은 두 지도자가 한반도 문제를 놓고 협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중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양국의 일치된 메시지가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 같은 기류가 북한을 압박, 남북 당국간 대화 제의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한의 변화가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 시 주석을 만난 뒤 나온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두 사람의 회동에서 시 주석은 6자 회담 재개 등을 강조했고 최 총정치국장은 문제를 대화로 풀기 위해 나설 뜻을 밝혔다. 이지마 이사오(飯島勳) 일본 내각관방 참여가 북한을 방문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났고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이 독일 베를린에서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화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례는 많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달 말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날 예정이다.
북한의 대화 제의에 대해 주변국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유관 당사국이 대화의 분위기를 소중히 여겨 정세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동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환영했으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지금의 대립 상태보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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