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은행간 금리인 리보는 전세계 350조달러에 달하는 예금과 대출, 이자율 스와프 등의 거래에서 기준금리로 이용된다. 그러나 영국은행연합회(BBA)가 주요 은행 20곳에서 제공받은 차입금리를 바탕으로 리보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바클레이스 등 일부 은행이 리보 조작에 관여한 사실이 지난해 7월 밝혀졌다. 이에 영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은 바닥에 떨어진 리보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조작에 가담한 금융기관에 엄청난 벌금을 물리는 것과 동시에 개혁 작업을 진행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러나 영국과 EU가 새로운 산정방식 산출 등 리보 개혁 작업에서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다고 6일 전했다. 그간 리보를 주도해온 영국은 기존 시스템을 유지한 채 산정방식만 새로 도입하려는데 비해 EU는 이번 기회에 리보를 직접 관리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FT에 따르면 EU는 리보와 유리보(유럽 은행간 금리)를 EU 산하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 직할에 두고 다른 대다수 금융시장 기준치들은 해당국의 자율 규제에 맡기는 개정 초안을 최근 완성했다. 파리에 위치한 ESMA가 리보와 유리보를 직접 관장하면서 관련 정보 요구권은 물론 거래정지 및 자산압류와 오류시정권까지 갖는 것이다.
FT는 그러나 향후 초안 손질 과정에서 영국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다고 전했다. 실제 영국은 영국 금융보호감독청(FCA) 주도 아래 내년에 새로 도입할 리보 산출 방식 개발에 한창이다. 영국은 현재의 리보 산출 방식은 유지하면서 시장 거래와 연계한 산정 방식도 병행하는 방법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미국은 기존 리보 산정방식 자체가 신뢰를 잃은 만큼 손질보다는 전면 개편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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