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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히 안장된 참전용사, 60년 만에 가족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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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히 안장된 참전용사, 60년 만에 가족 찾아

입력
2013.06.0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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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25전쟁 참전용사인 고 김찬중씨의 딸 김옥(70)씨는 최근 부산 유엔기념공원으로부터 “아버지의 유해가 이곳에 모셔져 있으니 부산을 방문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국립서울현충원에 묘지 없이 위패만 모셔뒀던 부친의 유해를 60여년 만에 찾게 된 것이다.

그러나 감격도 잠시. 부친의 유해가 안치된 장소를 60년 넘도록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정부가 야속했다. 8년전 국방부 유해 발굴 사업에 참여해 혈액 등을 등록했지만 매년 “유해를 찾지 못했다”는 통지만 받았기 때문이다.

참전 당시 국군 카투사(주한미군 육군에 배속한 한국군) 소속이었던 김씨 부친의 유해가 유엔기념공원에 안치됐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대한민국카투사연합회가 최근 한미 동맹 60주년을 맞아 현충일 추모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다. 행사 초청을 위해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카투사 전사자의 유가족을 수소문하던 단체 측의 연락으로 김씨가 부친 묘지의 존재를 듣게 된 것이다.

이처럼 정부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국군 카투사 전사자들의 정보를 60년이 넘도록 파악, 관리하지 않아 유가족들이 유해를 찾아 ‘헛걸음’ 해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5일 국가보훈처와 유가족 등에 따르면 김씨 외에 카투사 전사자인 고 반봉영씨의 아들 반종수씨도 최근 유엔기념공원에서 연락을 받고 부친의 유해를 찾았다. 참전용사 고 홍옥봉씨의 딸 홍향련씨도 친척이 관광 목적으로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했다 우연히 부친의 묘비를 발견한 덕분에 아버지의 유해를 찾을 수 있었다.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카투사 전사자는 36명에 불과한데도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은 신청서가 접수된 유해 발굴 대상과 유엔기념공원에 묻힌 전사자 명단 사이의 간단한 대조 작업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식단 관계자는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전사자 36명의 유가족이 유해 발굴 신청을 했을 거라고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보훈처 측은 “앞으로 관리 주체가 달라 발생할 수 있는 ‘보훈 사각지대’가 더 없는지도 조사해 국가유공자 예우에 소홀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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