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남서부의 항만 도시 로테르담은 '현대 건축의 경연장'으로 불린다. 제 2차 세계대전으로 파괴된 도시를 재건하는 과정에 세계적 건축가들이 참여해 실험과 혁신을 거듭한 덕분이다. 관광객을 상대로 건축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할 만큼 로테르담의 건축은 특별하다.
이 도시의 자랑거리가 하나 더 있으니 1918년 창단된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다. 젊은 도시 로테르담에 걸맞게 패기 넘치는 연주 단체다. 현재 음악감독인 야닉 네제 세갱(38)를 포함해 제임스 콜론,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뛰어난 지휘자들이 30대 시절 이 오케스트라를 맡아 이끌면서 거장으로 성장했다. 베를린필 상임지휘자 사이먼 래틀도 25세 때 이곳 수석 객원지휘자였다.
야닉 네제 세갱과 로테르담필이 9일 오후 5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2008년 이후 두 번째인 이번 내한 무대의 협연자로 첼리스트 장 기엔케라스(46)가 동행한다. 2010년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와 함께 한국에 처음 와서 놀랄 만큼 정교한 연주를 들려줬던 연주자다.
네덜란드 음악의 외교사절을 자처하는 오케스트라답게 네덜란드 작곡가 바게나르(1862~1941)의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 서곡으로 콘서트를 시작한다. 메인 프로그램은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이다. 기엔케라스는 쇼스타코비치의 첼로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첼로가 주도하는 매우 강렬한 작품이다. 기엔케라스는 11월 서울에서 바흐와 코다이의 무반주 곡으로 첫 한국 독주회를 할 예정이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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