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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서 "웃지마, 닥쳐"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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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서 "웃지마, 닥쳐" 막말

입력
2013.06.0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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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고문방지위원회(CAT)에서 일본의 고위 외교관이 참석자들을 향해 "웃지마, 입 닥쳐"라는 상식 이하의 발언을 했다고 도쿄(東京)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일본변호사협회 고이케 신이치로(小池振一郞) 변호사는 우에다 히데아키(上田秀明) 일본 외무성 인권ㆍ인도 담당 대사가 지난달 22일 열린 CAT 심사에 참석해 부적절한 발언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우에다 대사는 폴란드 대사와 호주 대사 등을 역임한 외무성 고위 간부다.

발단은 모리셔스 국적의 CAT 위원이 일본이 수사 편의를 위해 피의자를 정식 구치소가 아닌 경찰서 유치장에 구속하는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이 위원은 "피의자 자백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은 중세의 잔재"라며 "일본의 형사소송 절차를 국제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세라는 표현이 거슬린 우에다 대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금 중세라고 했지만 일본은 세계 제일의 인권선진국"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잠시 후 "인권 선진국의 하나"라고 정정했지만 회의장에서는 조롱 섞인 웃음이 퍼져 나왔다.

이에 격분한 우에다 대사는 "왜 웃느냐, 웃지마. 셧 업, 셧 업"을 연발했다. 회의를 방청한 고이케 변호사는 "우에다 대사의 발언이 나온 직후 회의장 분위기가 얼어붙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일본 지도층 인사의 막말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동원이 없었다고 발언한 이후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시장이 전쟁 중 위안부가 필요했다는 망언을 했고 이노세 나오키(猪瀨直樹) 도쿄도지사는 이슬람 국가는 싸움만 한다고 비난했다가 곤혹을 치렀다. 도쿄신문은 "고위층 인사의 실언이 잇따르면서 해외에서 일본을 졸속국가로 인식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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