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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영국 "시리아 정부 사린가스 사용 증거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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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영국 "시리아 정부 사린가스 사용 증거 확보"

입력
2013.06.0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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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했다고 프랑스와 영국이 4일 주장했다. 유엔도 이날 사용 주체는 정확히 모르지만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된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시리아 사태 개입을 꺼리고 있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4일 TV 인터뷰에서 "2년 간의 시리아 내전에서 사린가스가 한 차례 이상 쓰였다"며 "시리아 정부에 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파비우스 장관은 또 "(시리아 정부가) 국제사회의 시리아 내전 무력 개입 마지노선(레드라인)을 넘은 만큼 사린가스 생산 저장 시설에 군사력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린가스는 나치가 2차 세계대전 중 개발한 대량 살상용 화학무기로 노출되면 몇 분 안에 사망에 이른다.

프랑스 정부는 일간 르몽드의 기자가 최근 시리아에서 가져온 샘플의 혈액과 모발 분석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마크 라이얼 그랜트 유엔 주재 영국 대사도 이날 "시리아 정부가 양은 적지만 사린가스를 포함해 여러 화학무기를 수 차례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유엔 독립조사위원회는 시리아 내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된 점은 인정하면서도 정부군과 반군 중 화학무기를 누가 썼는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보류했다. 독립조사위원회는 이날 화학무기 사용을 시리아 내전 범죄 리스트에 처음으로 추가하면서 프랑스의 입장을 일부 지지했으나 사용 주체를 판별하려면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시리아 내전 무력 개입을 결정하는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두 나라는 프랑스와 영국이 지난해 말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 자료를 유엔에 넘기고 이스라엘이 4월 자국 정보기관 모사드를 통해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 증거를 발표했을 때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아프간 전쟁에서 출구전략을 짠 미국이 또다시 해외 파병을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도 국제 사회가 무력 개입하면 시리아에 대한 영향력이 적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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