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이번에 군사분야에서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키로 한 것은 2008년 양국 관계가 포괄적인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 격상, 유지돼온 데 따른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경제와 민간교류분야에 치우쳐 온 양국의 우호협력관계가 마지막으로 가장 민감한 군사분야로까지 확대됐다는 건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크게 보아 6ㆍ25전쟁의 적국에서 60년 만에 비로소 진정한 우방으로 양국 관계가 정착됐음을 뜻하는 것이다. 남북한과 미ㆍ중ㆍ일이 복잡하게 이해를 다퉈 온 동북아 안보지형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는 까닭이다.
정승조 합참의장과 팡펑후이 중국군 총참모장은 구체적인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 방안으로 양국 국방수뇌부 간 핫라인을 운영하고, 장성 간 전략협의체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또 상호 군사훈련을 공개하고 군사적 신뢰를 높여가는 방안도 협의키로 했다. 특히 핫라인 개설은 북한의 기습도발 시 즉각적인 정보교환 및 협의를 통해 상황을 신속하고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군사분야 전략적 협력관계의 목표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안정임을 분명히 했다는 점이다. 중국이 북한을 제어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나라라는 점에서 이는 북한의 군사도발을 억제하는 수사(修辭) 이상의 현실적 의미를 갖는다. 중국으로서도 북핵으로 인해 동북아의 핵 경쟁을 촉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고,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자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양국 군사당국 간의 실질적 협력방안을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한중 군사협력이 우리 안보의 골간인 한미군사동맹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는 견해도 있으나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정세 안정은 미국과 중국의 공통이익이라는 점에서 크게 걱정할 것은 아니다. 도리어 핵과 미사일 등 북한의 도발로 남북관계가 악화되면 한미관계 강화 및 미중관계 악화로 동북아의 안정이 흔들릴 뿐이다. 한중 군사협력관계가 한반도 안정과 나아가 동북아 균형의 효과적 지렛대로 기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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