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택(84) 전 범양건영 회장이 고향인 충북 영동에 장학금 20억원을 쾌척했다. 영동군은 박 전 회장이 4일 아들 시용(57ㆍ아정산업 대표)씨를 통해 20억원의 장학금을 영동군민장학회에 보내왔다고 5일 밝혔다.
시용씨는 "자수성가한 아버님이 '인재를 키우는 것이 가장 값진 인생'이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며 "평소 지론을 실천하신 것"이라고 전했다. 박 전 회장은 "대단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인터뷰 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그는 경영 일선에서 은퇴한 뒤 고향의 인재 양성을 위해 장학회 설립을 구상해오다 지난 연말 영동향우회에 참석, 군민장학회 운영 상황을 전해 듣고 후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동군 황간면 광평리에서 가난한 농부의 2남 2녀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맨손으로 범양건영을 창업, 중견 건설업체로 키웠다. 범양 회장 시절 철탑산업훈장과 대통령 표창을 각각 2회 수상했다. 2009년부터는 범양 계열이던 소암 회장직을 맡고 있다.
박 전 회장의 통 큰 기부로 영동군민장학회는 기금 규모를 108억원으로 늘리며 기금 목표 달성을 크게 앞당겼다. 2003년 설립한 영동군민장학회는 애초 2014년 말까지 1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성세제 영동군 평생학습팀장은 "장학기금 100억원 돌파를 계획보다 1년 반 이상 앞당기며 초과 달성했다"며 "덕분에 더 많은 군민 자녀에게 혜택을 줄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영동=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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