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소년 강제 북송 사태로 라오스를 통한 탈북 경로가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고위급 외교채널을 잇따라 가동하면서 '라오스 탈북루트'정상화에 나선다. 새누리당도 특사를 파견키로 하는 등 당정이 전방위 접촉에 나서 라오스 루트가 다시 복원될지 주목된다.
5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오는 13~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 포럼(FEALAC) 외교장관회의 기간에 통룬 시술릿 라오스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과 별도의 면담을 갖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윤 장관은 시술릿 부총리와 만나 인도주의 차원에서 탈북자 문제를 다뤄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와 관련된 문제는 주로 공안부에서 다루기는 하지만 시술릿 부총리는 60여명의 라오스 공산당 중앙위원 중 서열 5위로 라오스의 유력자로 알려져 있다.
윤 장관에 앞서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도 10∼11일 인도네시아 슬라바야에서 진행되는 한·아세안 다이얼로그 회의 때 분켓 상솜삭 라오스 외교부 차관과 별도로 만날 예정이다. 라오스 외교부에서 양자관계를 담당하는 상솜삭 차관은 탈북 청소년 9명이 추방된 지난달 27일 이건태 주라오스 대사를 면담한 인사로 알려졌다. 이 차관보와 상솜삭 차관과의 면담이 성사되면 이번 탈북 청소년 문제에 대한 라오스의 입장이 돌연 변경된 이유를 좀 더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정부 소식통은 "탈북자 문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라오스와 레벨별 협의 채널을 확대하고 탈북자가 강제 북송될 경우 북한에서 부당한 대우나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강제 북송 사태 등을 논의하기 위해 6일 라오스에 특사를 급파하기로 했다. 국회 한·라오스 의원연맹 회장인 김재원 의원이 특사 단장을 맡아 외교부 직원과 함께 방문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11일까지 라오스 당 지도부와 정부 당국자, 우리나라 현지 대사관 직원들과 만나 북송 사태 경위와 추후 탈북자 대책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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