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어민 성인은 대략 2만~3만 개의 어휘를 안다고 한다. 원어민 어린이의 경우 네 살은 5,000 단어, 8세는 1만 단어를 안다고 한다. 여기서 안다는 것은 눈으로 봐서 이해하는 수준을 말하고, 이는 수동적인 어휘 실력이므로 'Passive Vocabulary'라고 한다. 신문에 나온 한자를 읽기만 하고 막상 쓰지는 못한다면, 그것도 passive vocabulary다. 입으로, 글로 자유자재 사용 가능한 어휘(active vocabulary)는 이보다 훨씬 적을 수밖에 없다.
원어민의 어휘력은 4~15세에서 결정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 과정에서 대화체 문장이나 글보다는 소설 등을 읽을 때 어휘력이 크게 늘어난다고 한다. 책을 많이 읽는 아이는 하루에 4개까지 새로운 단어를 배우고 약간의 독서를 하는 아이는 2.5 단어, 독서를 별로 하지 않는 어린이는 하루에 1.5 단어를 배우는 편이다. 20세가 되면 하루에 한 단어씩 배우는데, 이것도 특별한 환경이나 노력이 없다면 중년이 되면서 대부분 멈춘다고 한다. 다만 정신 노동자나 꾸준한 학습을 하는 사람은 훨씬 더 어휘력을 증강시킬 수 있다.
TOEFL 성적으로 어휘력을 추정해보면 과거 점수 체계(680만점)로 600점 수준이 1만 단어 실력이고, 670점 이상이면 2만 단어를 아는 것으로 본다. 요즘 시행하는 인터넷 시험 점수 체계(120점 만점)로는 100점 정도가 1만 어휘, 120점 만점이 2만 어휘로 간주된다.
그런데 원어민이 아닌 영어 사용자는 어휘력이 좋다고 해도 단어 활용도 면에서는 원어민과 비교가 안 된다. 낯익은 단어라도 용례와 개념 이해에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예컨대 급박한 상황에서 '천천히, 조심조심'이라고 말해야 할 때 원어민은 한결같이 'Easy!'라고 말하는 반면 한국인의 입에선 'Slowly, carefully'가 나온다.
참고로 어휘력을 국가별로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덴마크-노르웨이-핀란드-스웨덴-벨기에-크로아티아-루마니아-슬로베니아-포르투갈-네덜란드 순이다. 상위 10위까지는 주로 북유럽국가들이고 중간쯤에 한국이 나온다. 아시아권만 비교하면 인도네시아가 높고 다음 한국 그리고 말레이시아-태국-일본-대만-홍콩-중국-베트남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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