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전문가들의 평가는 혹독했다. 전문가들은 5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레바논과의 6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 축구대표팀에 대해 "최강희호 출범 이후 최악의 경기력"이었다고 쓴 소리를 쏟아냈다. 레바논전 졸전의 이유를 최강희 감독의 리더십 부재, 모래알처럼 흩어진 조직력,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 실패 등을 꼽기도 했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최강희 감독이 선수들에게 속았다고 본다. 선수들이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피드백을 하지 않았다. 이근호, 신광훈, 한국영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패스도 안 되고 옛날 축구를 답습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강희 축구가 과연 어떤 것인지 평가하기조차 어려울 지경이다.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1년 6개월 동안 대표팀에서 진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동국이 최전방에서 큰 움직임 없이 머물면서 오히려 측면 공격수들이 공간으로 침투하기 어려워졌다. 수비라인도 자주 바뀌다 보니 안정성이 떨어졌다. 수비수들의 A매치 경험도 부족했다. 압박도 느슨해졌고, 수비에서 전방으로 나가는 스피드도 떨어졌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솔직히 한국축구의 색깔이 없어졌다. 공수의 빠른 전환은 물론 강한 압박과 강인한 체력 모두 대표팀에서 사라졌다. 지난 3월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5차전 홈 경기에서도 공수 간격이 크게 벌어지면서 상대의 역습에 고전했는데 이번에도 나아진 게 없었다. 한국 축구의 장점인 스피드를 활용한 공간 침투도 되지 못했다. 개인 전술만 따지면 한국이 레바논을 앞서지만 팀 전술에서는 밀렸다. 약속된 플레이가 나오지 못했다. 감독과 선수, 선수와 선수 간의 신뢰가 제대로 구축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선수들도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강한 희생정신이 흐려진 것 같다. 이근호와 손흥민 등 빠른 공격수들의 장점을 살려줄 수 있는 전술의 가동도 시급하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내부적으로 조직력이 맞지 않았다. A매치에 3경기 출전이 전부인 선수가 3명이나 됐다. 김남일과 김치우도 최강희 체제에선 이방인에 가깝다. 모험적인 선발 구성이었다. 초반 흐름이 중요했는데, 선제골을 내주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릴 타이밍을 놓쳤다. 상대팀 감독도 말했지만 압박도 실종됐고 구심점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도 없었다. 경기가 꼬일 때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라운드 위에서 홍명보, 박지성 같은 존재감을 가진 리더가 없었다. 수비라인이 매 경기 바뀌면서 위기상황에서 대처 능력이 떨어진 측면도 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최종예선 3차전부터 대표팀의 경기 내용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 최종예선만 끝내고 그만두겠다는 사령탑과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바라보는 선수들의 관계에 괴리감이 생길 수도 있다. 대표팀 감독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설 23명의 선수를 뽑는 게 최고의 권한이다. 하지만 지금 대표팀에서는 그런 긴장감을 찾아 보기 어렵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