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류현진(26ㆍLA 다저스)'은 누가 될 것인가.
올 시즌 승승장구 하고 있는 류현진의 활약에 힘입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한국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삼성전에는 이례적으로 5개 구단의 스카우트들이 몰려 이목을 끌었다. 이날 미네소타 트윈스의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 애럴드 베이얼드 보스턴 레드삭스 부사장, 케빈 후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동북아시아 스카우트 팀장 등 5개 구단 관계자가 경기장을 찾았다.
이날 관심사는 올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오승환(31ㆍ삼성)의 활약 여부였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오승환에게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5일 "류현진으로 인해 아시아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 사실이다"며 "오승환뿐만 아니라 강정호(26ㆍ넥센)와 최정(26ㆍSK) 등 젊은 타자들도 잠재적인 가치가 있는 고객이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2차 1순위로 현대 유니폼을 입은 강정호는 2014 시즌이 끝나면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자격을 얻는다. 2016년이 지나면 완전 FA가 된다. 최정의 경우에도 내년 시즌이 끝나면 FA가 될 예정이다.
지난해 커리어 하이인 타율 3할1푼4리 25홈런 82타점을 기록했던 강정호는 국제 대회에서 강점을 보이며 해외 스카우트의 주목을 끌었다. 지난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대만과의 결승전 홈런 2방을 비롯해 지난 3월에 열린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만과의 경기에서 역전 투런 결승 홈런을 때리기도 했다. 당시 경기에는 LA 다저스를 비롯한 5개 이상의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가 찾아와 유심히 한국 선수들을 관찰했다.
실제로 강정호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만약 FA가 된다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보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두루 경험했던 팀 동료 브랜든 나이트는 지난해 MLB에서 통할만한 선수로 투수에 류현진, 타자에는 강정호를 꼽았다. 나이트는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 갈만한 터프가이다. 공격과 수비 모두 수준급이다. 나이도 아직 젊어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극찬했다.
사실 메이저리그에서도 강정호와 같은 거포 유격수가 흔치 않다. 지금은 3루수로 뛰고 있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외에 헨리 라미레즈(LA 다저스), 트로이 툴로위츠키(콜로라도) 등이 손에 꼽힌다. 이런 점에서 강정호의 가치는 충분하다.
한편 일본인 메이저리거 가운데도 스즈키 이치로(뉴욕 양키스), 다르빗슈 유(텍사스) 등 뛰어난 외야수와 투수들이 많았지만 내야수가 성공한 사례가 없다. 현재 가와사키 무네노리(토론토), 나카지마 히로유키(오클랜드), 다나카 켄스케(샌프란시스코) 등이 뛰고 있지만 활약 자체가 미미하다. 그런 가운데 '거포 유격수'인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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