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탈세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그룹 측이 일본에서 추가로 200억원의 차명대출을 받은 정황을 잡고 관련 자금의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전 CJ 일본법인장 배모씨가 개인자격으로 운영한 부동산관리회사 ‘팬(PAN) 재팬’이 신한은행 도쿄지점에서 200억원을 대출받아 부동산 투자 등을 해온 내역이 추가로 발견돼 관련 사실을 조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검찰은 앞서 배씨가 이 은행에서 240억원을 대출받아 일본 도쿄(東京) 번화가 아카사카(赤坂)지역 빌딩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팬재팬과 무관한 CJ일본법인 소유 건물을 담보로 삼은 사실을 포착하고 관련 거래내역을 분석해왔다.
검찰은 4일 오후 배씨를 소환해 대출 과정 일체와 아카사카 빌딩 매입 과정, 대출금 변제 자금원, 이 회장의 관여 여부 등을 캐물었다. 일본에 체류하던 배씨는 검찰의 1차 소환 통보에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불응했으나 최근 재차 소환 통보를 받고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회장이 배씨와 팬 재팬을 앞세워 은행에서 총 440억원을 빌린 뒤 부동산을 매입해 임대 수익 등을 내는 수법으로 해외비자금을 조성ㆍ관리하고 세금을 포탈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추가 발견된 200억원을 대출하는 과정에서도 CJ 일본법인이 소유 빌딩을 담보로 제공해 연대보증을 선 것으로 보인다”며 “매입 경위와 대출금의 구체적인 사용처, 변제 과정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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