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진단으로 한 쪽 가슴을 절제한 많은 여성들이 암에서 벗어나 기쁘지만 잃어버린 가슴 때문에 또 다른 고민과 함께 우울증 증세도 생긴다. 유방암에 따른 유방절제술은 결국 직접적인 병은 치료해주지만 간접적인 정신적 병을 만드는 양날의 칼인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절제술을 받은 많은 여성들이 가슴 복원을 위한 재건술을 생각하지만 적잖은 비용으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판결로 실손 보험을 가입한 여성이라면 모든 수술비를 보험사로부터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기존 보험사들은 재건술에 대해 미적인 수술이라는 이유로 수술비 지급을 거절했다. 그래서 이번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판결은 재건술을 미적인 수술이 아닌 정신적 치유에 무게를 둔 수술이라고 판단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보통 절제술을 받은 여성들은 상실감에 따른 우울증뿐만 아니라 몸의 불균형으로 인해 척추 통증 등 각종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나를 포함한 많은 의사들은 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재건술이 미적 수술이 아닌 환자에게 꼭 필요한 수술이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실손 보험에 가입한 여성이 유방암에 걸릴 경우 절제와 재건에 관련된 모든 수술비를 보험사가 지급하라는 이번 판결은 정말 대 환영할만한 이야기다. 하지만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이 같은 결정은 솔직히 아직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30~40%정도 보장에서 그치고 있는 경우가 많고 보험사와 환자 사이의 줄다리기에 따라 그 수치가 널뛰기처럼 왔다갔다하는 상황이다. 보험금을 받기 위해 환자가 치료의 필요성을 입증하라는 의미인데 참 쉽지 않은 이야기다.
우리나라 여성 6명 중 1명 가량이 유방암에 걸리고 매년 1만 명 이상이 유방암 수술을 받지만 이 가운데 16% 정도만이 재건술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보험사는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판결처럼 유방암 재건술에 대한 수술을 인정하고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고통이 해결될 수 있도록 빠른 조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유진성형외과 강태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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