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이 6월에 열린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웃었다.
넥센은 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3-1의 승리를 거뒀다. 안타 숫자에서 삼성에 5-9로 뒤졌음에도 잇따른 호수비와 30일 동안 잠잠했던 박병호의 홈런포가 터지면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를 거둔 넥센은 30승(16패)을 가장 먼저 달성했다. 역대 30승을 선점한 팀은 2011년 LG를 제외하고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이 48%에 달한다.
잇따른 호수비에 무너진 삼성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지난 주말 두산과의 2연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경기에서 진 것보다 실책이 많은 등 경기 내용이 좋지 못했다. 아무래도 집중력 싸움에서 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이어 "삼성과의 경기는 결국 집중력 싸움이 될 것이다. 1회를 어떻게 넘기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선 2경기에서 각각 2개의 에러를 범하며 무너졌던 넥센은 이날 경기에서는 에러를 단 1개도 기록하지 않는 완벽 수비를 펼쳤다.
1회초 정형식과 박한이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무사 1ㆍ3루에 몰렸던 넥센 브랜든 나이트는 멋진 호수비를 펼치며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3번 이승엽의 잘 맞은 타구를 원바운드로 잡아낸 나이트는 그대로 홈으로 던져 3루주자 정형식을 잡아냈다. 이어 2루에서 오버런을 한 박한이도 2루수 서건창이 태그 아웃으로 돌려 세웠다.
넥센의 수비 집중력은 2회에도 이어졌다. 무사 1루에서 6번 박석민의 잘 맞은 타구를 유격수 강정호가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내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이끌어냈다. 나이트는 2회까지 3안타를 내주고도 1점도 주지 않았다.
넥센은 3-0으로 앞선 5회초 1사에서는 삼성 정형식이 때린 타구를 2루수 서건창이 점프 캐치해 잡아내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넥센 쪽으로 가져왔다. 강정호는 경기 후 "최근 수비 때문에 힘들었는데 1위 팀 간에 경기라 디펜스를 좀 더 중요하게 생각했고 더욱 집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30일만에 살아난 박병호
넥센의 붙박이 4번 타자 박병호는 최근 들어 장타가 나오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왼 무릎 근처에 멍 자국을 보여주며 "100% 상태는 아니지만 뛸 수 있을 것 같다. 잘 안 풀린다고 인상 쓰고만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그라운드에서 웃으면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30일 동안 침묵했던 박병호의 홈런포가 터졌다. 이날 5경기 만에 1루수로 출전한 박병호는 1-1로 맞선 3회말 2사 1루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박병호는 1스트라이크 1볼에서 로드리게스의 3구째 바깥쪽 높은 시속 146㎞짜리 직구를 그대로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비거리 115m)을 때려냈다. 한 달 만에 터진 시즌 10호째이자 그 동안의 마음 고생을 털어버리는 한 방이었다. 박병호는 이날 홈런 1개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서울 라이벌전이 펼쳐진 잠실에서는 두산이 홍성흔의 홈런 등 장단 17안타를 몰아쳐 9-7로 승리하며 LG의 6연승을 저지했다. 두산은 4연패 뒤 3연승. 두산 선발 노경은은 6이닝 5안타 4실점(2자책)으로 시즌 2승(4패)째를 수확했다. 반면 LG 선발 주키치는 3이닝 동안 11안타 6실점(5자책)의 시즌 최악 피칭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KIA는 부산 롯데전에서 선발 김진우의 6이닝 2실점 호투와 이범호의 쐐기 투런포를 앞세워 7-2로 이겼다. 지난 주말 광주 LG전에서 4일 휴식 이후 충격의 3연패를 당했던 KIA는 이날 승리로 24승1무22패를 기록했다.
창원에서는 SK가 NC를 4-2로 따돌리고 6월 들어 처음으로 승리를 맛 봤다. 이로써 2연패에서 벗어난 7위 SK는 20승(1무23패) 고지를 밟았다. 또 NC와의 상대 전적을 3승4패로 만들었다. SK 선발 세든은 6이닝 6안타 7삼진 1실점 역투로 6승(3패)째를 따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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