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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동 "비만치료제 선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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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동 "비만치료제 선점하라"

입력
2013.06.0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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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제약업체들의 신경전이 대단하다. 국내 비만치료제의 '절대강자'였던 식욕억제제 리덕틸이 심혈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2010년 퇴출된 이후 이 시장은 무주공산과 다름 없는 상태. 각 사마다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데, 아직 제품출시까지 1년 이상 남았음에도 벌써부터 경쟁이 가열되는 조짐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가장 각축을 벌이는 곳은 한미약품과 일동제약. 일동제약은 미국 아레나제약이 개발한 벨비크의 효능과 안전성 검증을 위한 임상시험을 올 초 착수했고, 이어 한미약품은 복부비만을 치료하는 천연물 신약 'ALS-L1023'의 3상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 약 모두 출시 시점이 내년 하반기로 알려지면서 임상 각 단계서부터 양 사간 신경전이 뜨겁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캐치프레이즈에서부터 드러난다.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이 개발한 약물을 도입해 후속 절차를 진행중인 한미약품은 '부작용 없는 천연물'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유럽, 지중해 근처에서 자생하는 식물 추출한 천연물신약으로 안심하고 복용할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이라며 "서울 백병원에서 12주간 진행된 2상 임상시험에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고 내장지방만 15% 감소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기존 비만치료제 슬리머가 리덕틸과 함께 퇴출된 터라, 시장 선점을 통해 과거 명성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동제약이 전면에 내세운 문구는'미국 식품의약국(FDA)가 13년만에 승인한 비만치료제'이다. 안심하고 복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점에선 한미와 비슷하지만 세계 최고 권위 기관이 인정했고, 세계 각국의 제약사들도 앞다퉈 도입한 약물인 만큼 신뢰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실제 현재 국내서 처방되는 비만치료제는 향정신성 약물이라 장기 투약하기 어려워 처방도 매우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2009년 1,000억원에 달했던 시장규모는 지난해 그 절반으로 급감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뇌에 존재하는 '세로토닌 2C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포만감을 증대시키는 안전한 약물"이라며 "더 적은 양의 음식 섭취를 도와 비만을 치료하게 된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만치료제는 보험급여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소비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경쟁구도가 만들어지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시장과열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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