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밤 홍콩에서 비가 퍼붓는 가운데 15만~18만명이 모여 톈안먼(天安門) 사건 24주년을 추모했다. 빅토리아 공원에 모인 시민들은 우산을 쓰고 손에는 촛불을 들고 집회를 가졌다.
매년 홍콩에서 열리는 촛불집회는 중국 땅에서 허용된 유일한 톈안먼 기념식이다. 홍콩이 영국 식민지에서 중국으로 반환됐지만 자치권을 가지고 있어 가능한 행사이다. 베이징에서의 추모행사는 모두 금지됐다. 이날 행사에서 시민들은 “6월 4일(톈안먼 사건이 발생한 날)을 재평가하라” “우리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등의 구호를 외쳤다. 촛불집회를 주관한 ‘중국의 애국민주운동을 지지하는 홍콩연합’의 리측얀 의장은 “오늘 촛불집회의 의미는 24년 전의 학살을 비난하는 것뿐 아니라 현재의 억압을 비난하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중국 샤먼에서 건너온 팬시디안(42)은 “다음 세대는 이런 비극을 겪지 않길 바란다”며 “홍콩 시민들의 지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1989년 6월4일 민주화를 요구하며 톈안먼 광장에 집결한 학생과 시민을 군대를 동원해 진압하는 과정에서 875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나 일각에선 실제 사망자가 3,000명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강경진압을 주도하고 이후 정치국 위원으로 승승장구했던 천시퉁(陳希同) 당시 베이징 시장이 2일 84세로 숨졌다고 홍콩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