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나이키, 오라클 등 18개 미국 대기업이 조세피난처에 숨긴 수익이 317조4,000억원에 이르며 이로 인한 탈세 액수는 103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미국 시민단체 ‘조세 정의를 위한 시민들’(CTJ)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MS, 애플, 나이키, 델, 오라클, 퀄컴, 암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18개 대기업이 아일랜드와 버뮤다 제도 등 조세피난처에 약 2,828억달러(317조4,000억원)의 수익을 숨겨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는 애플이 826억달러, MS가 608억달러, 암젠이 222억달러, 오라클이 209억달러 등이었다. 이번 분석은 포천지 선정 미국 500대 기업들이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재무공시를 토대로 한 것이다. 보고서는 이들 18개 대기업을 포함, 500개 기업 중 최소 55개 기업이 역외탈세 의심 사례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8개 대기업이 조세피난처에 숨긴 수익을 미국으로 가져올 때 내야 하는 세금은 총 920억달러(103조2,000억원)로 추산됐다. 미국 기업이 국외에 보관하는 수익은 미국 법인세 부과가 면제되며 기업이 미국으로 돈을 갖고 들어올 때 외국 세율과 미국 법인세율(35%)의 차액을 내면 된다. 조세피난처는 세금이 전혀 없거나 5% 이하인 만큼 미국 기업이 수익을 자국으로 가져올 때는 대개 30% 이상의 세율이 적용된다.
CTJ는 보고서에서 “미국 대기업들이 조직적으로 조세피난처에 수익을 숨긴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국외에 보관하는 수익에 미국 세금 부과를 면제하는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애플은 100조원 이상의 현금 자산을 조세피난처에 보관해 대규모 탈세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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