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갑자기 마음이 약해졌다

백홍석이 1로 패감을 쓰자 당시 검토실에서는 처럼 둬서 백이 상변을 포기하고 좌변 쪽을 키우는 바꿔치기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세돌은 한 술 더 떠서 2로 패를 해소한 다음 3 때 다시 4로 움직여서 중앙은 중앙대로 따로 타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백돌까지 그냥 살아버린다면 흑은 큰일이다. 몽땅 잡지는 못하더라도 상당한 대가를 얻어내야 한다. 한데 이 장면에서 갑자기 백홍석의 마음이 약해졌다. 누가 봐도 지금은 1, 3으로 나가 끊는다든지 해서 계속 공세를 펼쳐야 할 것 같은데 7로 차단, 상변 백돌만 잡겠다고 한 것이다. 이것도 작은 건 아니지만 좌변 손실에 비하면 도저히 채산이 맞지 않는다. 아마도 당시 백홍석의 형세 판단에 뭔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이세돌이 물론 이를 마다할 리가 없다. 얼른 상변을 포기하고 8부터 12까지 간단히 집 모양을 갖췄다. 이렇게 되자 좌변 백의 실리가 너무 커 보인다. 흑이 어렵게 됐다.

박영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