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광화문 연가 2'는 전작 '광화문 연가'가 거둔 성공과 평가에 관심이 없는 특별한 무대다. 작곡가 이영훈의 선율을 스토리에 복속시켰던 지난해 '광화문 연가'와 달리 노래를 전면에 배치했다. 긴 서사보다는 단편적 이야기의 연속에 주안점을 두는 전개 방식이 효과적이다. 아카펠라, 밴드 화음 등 편곡의 기능을 적극 활용해 콘서트에 가까운 '듣는 뮤지컬'로 거듭났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8명의 연주자들을 오케스트라 피트에서 무대 위로 모두 올린 배치다. 옆으로 세 개씩 위로 세 줄, 총 9개의 대형 격자 속에 연주자가 한 사람씩 들어가 악기를 연주한다. 공연의 말미에서 그들은 객석까지 바싹 다가와 관객들은 머리맡 바로 위의 연주자들을 올려다 보게 된다. 말미의 그 변환은 이동식 무대 장치 덕에 미끄러지듯 자연스럽게, 마술적으로 이뤄진다. 코 앞으로 다가온 밴드의 연주에 흥이 오른 관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일어나 앙코르를 연호한다.
한편 9개의 격자에서 맨 아랫줄 가운데 칸은 배우들이 등ㆍ퇴장 통로로 쓸 수 있게 뚫려 있다. 그들이 극중 상황을 설명하는 코러스로 기능하면서 무대는 독특한 서사극의 현장으로 변한다. 그러니까 이 작품에는 세 차원의 무대가 중층적으로 공존한다. 맨 앞의 연극 혹은 뮤지컬 무대, 중간의 코러스, 맨 뒤의 악단. 이들은 유기적으로 맞물려 가며, 극 형식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7월 7일까지 숙명아트센터 씨어터 S에서 공연한다.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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