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르면 7, 8월쯤 영변의 5㎿급 원자로를 가동해 핵무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플루토늄을 연간 6㎏ 정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는 5월 촬영된 영변 복합 핵 시설의 위성사진을 근거로 3일(현지시간) 이같이 예상했다.
한미연구소는 이날 북한 동향 정보사이트인 '38노스'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영변 5㎿ 급 흑연 원자로의 2차 냉각 장치 공사가 거의 완공 단계에 있다"며 "1, 2개월이 지나면 원자로 재가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또 "이 원자로에서 핵무기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연간 6㎏ 생산할 수 있다"면서 "원자로를 재가동하려면 새 연료봉 확보가 관건인데 이는 불투명한 상태"라고 했다. 이 같은 분석은 북한 원자력총국이 흑연 감속로를 포함한 영변 핵 시설의 재가동을 선언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나온 것으로 북한은 핵 보유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원전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미연구소는 북한이 영변 핵 시설에 함께 건설하고 있는 20~30㎿급 실험용 경수로 원자로(ELWR)도 가동을 위한 중요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소는 "북한이 ELWR의 내부공사를 완료하고 외부 전력선 연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수개월 뒤에는 시험가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와 함께 영변 핵 시설 위성사진 가운데 5월 중순과 22일 촬영한 것을 38노스에 공개했다.
38노스의 운영자인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5㎿급 원전의 재가동은 더 많은 핵 폭탄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은 현재 장거리 미사일과 핵 실험은 하지 않고 있지만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은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영변 핵 시설이 1, 2개월 안에 재가동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실제로 가동된다면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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