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수레가 요란했다. 주말마다 모델하우스에 인파가 몰리는 풍경이 몇 년 만에 재현됐지만 막상 5월 분양 성적은 신통치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순위 내 마감율도 낮았고, 공급물량도 적어 수요자나 공급자 모두 여전히 눈치보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된 전국 39개 단지 중 순위 내 마감 단지는 12곳(31%)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국 61개 단지 중 25곳(41%)에 비하면 마감비율이 10%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일반분양 공급물량도 큰 폭으로 줄었다. 5월 전국 일반분양 물량은 1만8,483가구(수도권 4,966가구)로 작년 5월(2만6,535가구)보다 8,000가구 가량 감소했다. 특히 지방은 일반분양뿐 아니라 분양사업장 역시 18개(42→24곳)가 줄었고, 순위 내 마감 사업장은 22곳에서 15곳이 줄어든 7곳에 불과했다.
조은상 팀장은 "건설회사들이 공급 조절에 나선 가운데 수요자 입장에선 눈에 띌만한 단지가 없었던 탓"이라며 "6월에는 서울 내곡보금자리, 위례신도시, 판교 알파리움 등 알짜 물량이 대거 공급될 예정이라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선 전용면적 85㎡ 초과 주택의 가점제 폐지 등을 담은 주택공급에관한규칙이 시행되면 분양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설경기는 여전히 부진에 빠져있다. 이날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4월 국내건설공사 수주금액은 6조3,953억원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7.1% 감소했다.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세인데, 이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협회 관계자는 "4ㆍ1 대책의 효과를 기대했던 주택 부문마저 이렇다 할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며 "벌써 거래절벽 얘기가 나오는 부동산시장을 조속히 정상화하는 것이 건설경기 회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