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옛 옥천구간 도로의 등록문화재(근대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다.
4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개발의 상징인 경부고속도로 건설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충북 옥천군 동이면 옥천터널 일대 옛 경부고속도로(4km)에 대한 등록문화재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도로를 문화재로 지정하려는 것은 국내ㆍ외를 통틀어 처음이다.
한국도로공사 녹색환경처는 "경부고속도로는 국토의 대동맥이면서 우리나라 산업발전을 이끈 시설물로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도로공사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50여종의 철도 시설물 대부분이 일제에 의해 건설된 반면, 경부고속도로는 순수 국내기술로 건설된 한국 토목공사의 상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도로공사는 올해 안에 전문기관을 통해 등록문화재 등재 대상 시설물과 정비계획 등을 결정하는 용역을 발주할 참이다. 이를 위해 최근 문화재청과 사전협의를 마쳤다.
이 구간에 놓인 당재터널(현 옥천터널)과 금강을 가로지르는 아치형 교량인 당재육교도 등재 대상이다. 길이 560m의 당재터널은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국내에서 가장 긴 도로터널이고, 아치경간이 75m에 달하는 당재육교도 당시 이 부분 최장기록을 갖고 있다.
공사측은 등록문화재 등재를 마치면 공사창립 50주년이 되는 2019년까지 인근에 자연생태공원과 도로박물관 등도 건설할 계획이다.
문화재 등재 추진 구간은 경부고속도로의 중간지점이면서 최악의 난공사 코스로 꼽힌다. 시공기간이 가장 길었고 공사비도 다른 곳에 비해 평균 5배나 더 늘어갔다.
이 곳은 구불구불한 노선을 반듯하게 펴는 선형개량공사를 하면서 2003년 폐도가 됐다. 지금은 옥천군이 관리권을 넘겨받아 왕복 4개 차로 가운데 2개 차로만 군도로 이용하고 있다. 문화재 등재추진에 대해 옥천군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군 관계자는 "현재 도로 운영관리비로만 매년 5억원이나 지출하고 있다"며 "문화재로 등재되면 예산도 절감하고 관광객도 늘어 지역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등록문화재는 원칙적으로 50년 넘은 건축·시설물, 문학계술작품, 산업·과학·기술분야 유물, 문화유적 등을 대상으로 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건설된 지 43년 된 경부고속도로 시설물은 일단 문화재 등록기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정식으로 신청이 들어오면 지정 가치를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1968년 2월 착공해 1970년 7월 완공한 총 길이 428㎞의 경부고속도로 건설에는 연인원 893만명이 투입됐다. 옥천군 동이면 금강휴게소 옆에는 공사 과정에서 순직한 77명의 건설역군을 기리는 위령비가 세워져 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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