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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술인의 시간] <22> 부자라도 망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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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술인의 시간] <22> 부자라도 망한다면

입력
2013.06.0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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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속담에 '부자는 망해도 삼 년 먹을 것이 있다' 는 말이 있다. 5년도 있고, 7년도 있고, 10년도 있는데 왜 하필이면 '3년'을 언급했을까?

동서양을 막론하고 숫자 3에 대한 인식은 그리 다르지 않은데 대체로 '안정된' '완성된' 의 의미를 부여하는 편이다. 기독교에서는 성부, 성자, 성신 삼위일체요, 불교에서는 '삼보(三寶)'라 하여 불보(佛寶), 법보(法寶), 승보(僧寶)요, 기타 의미로써는 삼(三)이니 세상을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로써 천(天),지(地),인(人)을 접목시키는 다양한 이론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처럼 숫자 3은 완성이요, 안정의 의미가 강한데 속담에 숫자 '3'이 자주 등장하게 된 이유는 아마도 최소 '3년' 정도는 지나야만 주변의 환경이나 상황들이 바뀌어 지는 것을 경험했었기에 그러한 듯 하다.

사업, 장사 등 그 무엇이라도 한번 시작했다면 최소 3년은 해봐야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음은 속담을 떠나 상식적으로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역학을 연구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부자는 망해도 삼 년 먹을 것이 있다' 는 속담을 들여다 보면 부자가 망한 것은 실제로 망한 것이 아니라 겉으로만 망했다는 의미에 가깝다. 즉, 겉으로는 망한 것처럼 보이나 속으로는 다 챙겨두었다는 말이다.

틀린 말도 아니지만 맞는 말도 아니다. 왜냐하면, 현실에서 망한 부자들의 사주를 들여다보면 충분히 챙겨 놓고 망한 부자들은 의외로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시기가 되면 반드시 응(應)이 미리 나타나고, 반대로 망할 시기가 되어도 사전에 응(應)이 나타난다. 성공할 시기의 응(應)은 좋은 꿈을 꾸고, 생활이 건전해지면서 사람들로부터 인기가 오르는 반면, 망할 시기가 오면 꿈자리가 사나워지고, 이유 없이 불안해지며, 종업원이나 아랫사람들의 배신이나 하극상이 자주 나타난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 결국 망하는 시기를 만나게 되면 이미 거덜난 상황에까지 이렇기에 거의 챙겨 놓을 것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일부 사람들은 망할 것을 알고 어느 정도 챙겨놓기도 한다. 하지만, 재벌이건 일반인이건 그 수준은 본인 원래 재산의 10분의 1 내지는 10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설령 재산이 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시기부터 자신의 사회적 명예를 논한다는 것은 사치에 가깝다.

망하는 기간도 3년을 채 가지 않는다. 대게는 2년, 혹은 1년만에 무너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돈을 많이 벌어본 분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갑자기 2년만에 큰 돈을 벌게 되는 계기가 왔다는 경험담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즉, 성공의 근간이 되는 터닝포인트 기간은 2년이요, 그 시기를 지나면서 발복하여 안정권에 접어드는데 반대로 망하는 기간 역시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2년이건, 3년이건 삶 전체를 기준으로 보자면 참으로 짧은 기간이다. 이 짧은 기간에 부자가 될 수 있기도 하고, 반대로 망할 수도 있다는 것인데 조물주의 입장에서는 주기도 하고 빼앗아가기도 하는 샘이니 인간이 조물주 앞에 서면 참으로 미천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사주 감명을 해보면 성공할 사람, 망할 사람이 눈에 보인다. 성공할 사람은 두 말 할 것 없겠으나 망할 경우라면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타나는데 망한 후 재기 하느냐, 아니면 못하느냐로 나눠진다.

실제 사례로써 첫 번째 경우는 현재 수많은 직원들을 거느리고 많은 재산을 가졌기에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듯 하나, 원래 성향은 선하나 돈을 많이 벌면서 포악해졌고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어진데다 운의 흐름도 최악이라 몹시 걱정이 많이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가정적으로는 자식 대에서 대가 끊기고, 회사는 노조 파업과 관련하여 오랜 기간 서로 합의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결국 문 닫는 경우에 해당되었고 이 후 재기에 실패했다.

반면에 두 번째 경우는 회사의 규모는 비슷하나 주위 사람들에 대한 배려심이 깊고, 스스로를 낮추는 겸손한 사람이었는데 일시적인 자금 압박이 오는 바람에 부도가 난 경우였다. 하지만, 이 경우는 오히려 회사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웠고 규모도 이전에 비해 월등히 커졌다.

첫 번째 경우는 오너의 인격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라 운의 흐름 자체가 좋지 못한 시기에 접어 들었기에 회사의 운명 또한 동일하게 나타났고 두 번째 경우는 망했지만 향후에 회생한 경우이다. 위 둘 다 망하긴 망했으나 결국 그 끝이 다른 경우이다.

누구라도 망하는 것, 어려움에 처하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만약 망하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하늘의 뜻이라고 한다면 어떻게 망하는 것이 지혜로운 것인지 미리 고민할 필요는 있다고 보는데, 어쩌면 숫자 3(三)에 지혜의 힌트가 숨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역술인 부경(赴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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