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국(54)씨의 해외 페이퍼컴퍼니인 블루아도니스 코포레이션 주소가 전씨가 대표로 있는 서울 서초동 1628-1번지 시공사로 나타남에 따라 시공사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공사는 전씨가 1990년 8월 17일년 설립한 종합 출판사로 전두환 비자금 은신처라는 세간의 추측이 끊이지 않았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시공사는 지난해 매출 442억 7,700만원, 영업이익 30억900만원으로 불황인 출판업계에서 건실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시공사에서 전씨가 소유한 지분은 30만 3,189주로 전체의 50.53%에 달하고, 부인 정도경씨와 동생 전효선, 전재용, 전재만씨가 5.32%씩 소유하고 있다.
동국대 사범대학 부속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온 전씨는 미국 펜실베니아대에서 경제학석사(MBA) 및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학 중이던 1989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백담사로 들어가게 되면서 귀국해 부모와 함께 백담사에서 머물렀다. 그러다 그 해 계간 오디오 전문 잡지 '스테레오사운드' 발간을 계기로 출판계에 뛰어들었고 이듬해인 1990년 '시공사'를 설립하고 초고속 성장했다.
시공사는 1990년대 초 출간한 미국 작가 로버트 제임스의 소설 는 국내 최단기 100만부 판매 돌파 기록을 세우며 화제가 됐다. 이어 1995년 문화유산과 고대문명, 과학, 예술 등 각종 분야를 아우르는 교양서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를 발간하며 아동서와 인문, 여행서, 만화, 잡지, 생활정보 포털사이트 등 사업을 확장했다. 1998년에는 135종의 책을 펴내 한 해에 최다 종수를 출간한 출판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을지서적과 화정문고 등 대형서점을 인수하고 서점 체인 리브로를 열어 대학 동기인 김경수씨를 대표이사로 앉히는 등 사업확장을 도모해 2001년에는 산업자원부 표창을 받기도 했다. 현재 시공사의 계열사는 리브로, 북플러스. 도서출판 음악세계, 뫼비우스, 한국미술연구소, 허브빌리지, 파머스테이블 등이 있다. 출판계에서는 전씨의 공격적인 사업확장을 전 전대통령의 비자금과 연결 짓는 등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전씨는 이날 페이퍼컴퍼니 및 해외계좌 개설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내고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부친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실이며 탈세나 재산은닉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전 대표는 이어 "국내 재산을 외국으로 반출한 사실도 없고 현재 외국에 보유 중인 금융자산은 전혀 없다"며 "관계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응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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