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부 지방을 강타한 토네이도를 추적하던 폭풍추적대원 세명이 숨졌다. CNN 방송 등 언론은 지난달 31일 오클라호마주에서 발생한 토네이도로 숨진 13명의 희생자 가운데 토네이도를 추적하며 연구하는 이른바 폭풍추적대(Storm Chasers)의 팀 사마라스(55)와 그의 아들 폴(24), 친구 칼 영(45) 등 세 명이 포함됐다고 2일 보도했다.
이들은 오클라호마주 엘 리노 인근 교차로에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파손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속에 갇힌 채 발견됐다. 당시 탑승했던 SUV가 바람과 함께 183m를 날아가면서 이들은 목숨을 잃었다. 팀의 동생인 짐 사마라스는 “그들은 불행히도 죽었지만 사랑하는 일을 하다가 갔다”는 애도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팀은 탐사전문채널인 디스커버리에서 방영한 ‘폭풍 추적대’ 프로그램에 출연한 유명 스톰 체이서로 토네이도 연구회사인 트위스텍스 대표이기도 하다. 그가 설립한 트위스텍스는 토네이도를 사전에 경고하기 위해 온도, 습도, 압력, 풍속 등의 자료를 모으고 있었다. 그의 연구는 수 년간 내셔널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의 지원을 받았다. 짐 사마라스는 “형은 여섯 살 때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주인공이 토네이도에 실려 다른 세계로 날아간 것을 보고 토네이도에 빠졌다”면서 “돈벌이가 아닌 과학적 연구 목적에서 토네이도를 추적해 왔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일행은 EF3급 토네이도를 뒤쫓고 있었다. 바람 속도가 초속 61∼74m 정도인 EF3 토네이도는 나무를 뿌리째 뽑고 자동차를 뒤집으며 빌딩 벽을 무너뜨리는 위력을 갖고 있다. 일행은 토네이도 등급을 체크하고 기상자료 수집과 동영상 촬영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팀이 자료와 화면을 제공했던 웨더채널 직원 3명도 이날 차가 뒤집혀 다쳤다.
팀은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과 아들, 친구를 모두 삼킨 토네이도의 사진과 당시 상황을 트위터에 올렸다. 팀은 트위터에서 급박하게 변화하는 대기 움직임과 상승하는 구름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폭풍이 지금 와통가 남쪽으로 발화 중이니 날씨 정보에 귀를 기울여라”는 글을 올렸다.
한편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이들의 죽음과 관련해 “토네이도가 발생하면 도망치는 다른 사람들과 반대로 이들은 토네이도를 쫓아가는데 이 같은 행동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