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초청으로 올 가을 영국을 국빈 방문한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올해는 한영 수교 130주년이 되는 특별한 해로 이번 박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한국과 영국 간 긴밀한 우호협력 관계를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방문 날짜는 적절한 시점에 확정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것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김대중 전 대통령(2001년)의 경우 공식 방문이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9년 G20(주요20개국) 금융정상회의 참석 차 영국을 방문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99년 국빈 자격으로 방한한 적이 있다.
특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 60주년(즉위 61주년)인 올해 박 대통령이 국빈 초청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영국은 국빈방문 횟수를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차례씩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여왕의 대관식 61주년에 현재까지 국빈 초청을 받은 정상은 박 대통령이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영국은 여왕의 주요 행사에 맞춰 국빈 초청 계획을 국민에게 알리는 관례가 있다"며 "영국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60주년 기념일인 6월4일에 맞춰 하루 전인 3일에 발표하기를 희망해 양국이 동시에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영국 방문 시기는 9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전후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영국 방문 기간 중 버킹엄궁에 체류하게 되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면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회담 의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한영관계 발전 방향과 대북정책 공조 문제, 지역 및 범세계적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빈 방문인 만큼 영국 왕실이 제공하는 화려한 의전과 예우도 주목된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 근위병 교대식으로 유명한 '호스 가즈' 광장에서 트럼펫 연주가 진행되는 가운데 공식 환영 행사를 가진 뒤 엘리자베스 여왕과 함께 왕실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이동했다. 런던시장 초청 만찬에선 왕실 인사를 포함해 600여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의 영국 방문과 관련, 올해가 한독 수교 130주년과 광부 파독 50주년인 만큼 독일 방문도 함께 성사될 지 주목된다. 김 대변인은 "정부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여타 국가 방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필요한 검토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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