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단티커는 '작은 거인'이라 불린다. 키가 150㎝밖에 안 되지만 농삿일이며 세 아이 양육과 시부모 봉양까지 도맡고 있는 그는 늘 에너지가 넘친다. 40㎏짜리 쌀자루를 번쩍번쩍 드는 씩씩한 그를 동네 주민들은 맏며느리 감이라고 칭찬한다.
KBS 1TV가 4일 오후 7시 30분 방송하는 '러브인 아시아'는 결혼 후 처음으로 친정 나들이에 나선 단디커씨 가족 이야기를 전한다. 7년 전 여행 가이드 일을 하다가 베트남에 배낭 여행을 온 남편과 사랑에 빠져 부부의 연을 맺게 된 그는 신혼 초기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제는 집안의 맏며느리이자 남편의 든든한 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고향인 베트남 라오짜이 마을은 하노이에서 비행기와 기차를 갈아타고 1박 2일을 가야 하는 오지다. 해발 1,600m가 넘는 고산지대인 라오짜이 마을은 베트남 소수 민족의 주거지다. 그 중 그가 속한 부족은 블랙 흐몽 족이다. 중국, 베트남, 태국, 라오스 등 여러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는 흐몽족 중 검은 옷을 유난히 즐겨 입는 까닭에 '블랙 흐몽 족'이라 불린다.
이번 여행에는 단디커씨의 남편과 아이들 외에 시어머니도 동행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딸과 안사돈, 사위, 손주들을 위해 단디커씨의 어머니는 블랙 흐몽족의 전통 의상을 준비했다. 부족의 전통에 따라 직접 베틀을 돌려 옷감을 만들고 염색을 해 손바느질로 옷을 지었다.
처갓집 방문이 처음인 남편 김명섭씨는 장인 어른과 함께 농삿일에 나선다. 농사를 짓지만 쟁기를 끌어본 적은 없는 김씨는 장인을 도우며 처갓집 식구들과 거리를 좁혀간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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