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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번 이겼다

입력
2013.06.0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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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시몽(29ㆍ프랑스ㆍ랭킹18위)과 다시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로저 페더러(32ㆍ스위스ㆍ3위)가 2011년 호주오픈테니스 남자단식 2회전에서 시몽을 맞아 3-2 승리를 거두고 난 뒤 밝힌 소감이다. 당시 페더러는 1,2세트를 6-2 6-3으로 선취해 낙승이 기대됐으나 3,4세트를 내줘 역전패 악몽에 시달린 끝에 기사회생했다.

2013 프랑스오픈에서도 이 같은 일이 재현됐다. 페더러가 3일(한국시간) 새벽 파리 인근 롤랑가로에서 열린 남자단식 4회전에서 시몽과 5세트 승부 끝에 3-2(6-1 4-6 2-6 6-2 6-3)로 재역전승을 거두고 한숨을 돌렸다. 페더러는 이로써 2004년 윔블던부터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4대 메이저대회 36회 연속 8강 진출기록을 이어갔다. 페더러는 또 통산 4번째 900승 고지에 합류하는 기쁨도 누렸다.

5세트 치고는 짧은 2시간59분만에 승부가 가려졌다. 하지만 상대전적 3승2패 호각세에서 보듯 페더러는 매치포인트를 따내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시몽의 반 박자 빠른 양손 백핸드가 위협적이었기 때문이다. 2-2균형을 맞춘 5세트에서 페더러는 보다 적극적인 네트플레이로 시몽의 첫 서브를 브레이크 한 뒤 승기를 잡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시몽은 1회전부터 전 세계 1위 레이튼 휴이트(호주)와 풀세트 경기를 펼치는 등 힘든 승부를 이어왔다. 2회전도 4세트 경기를 펼쳤고, 샘 쿼리(미국ㆍ20위)와의 3회전 역시 5세트 혈투 끝에 16강에 올랐다. 이에 반해 페더러는 무실 세트로 순항해 체력소모가 거의 없었다. 체력이 바닥 난 시몽으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시몽은 지난 4월 새 코치 얀 더빗(독일)을 영입해 괄목상대한 기량 향상을 뽐내고 있다. 시몽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자신들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데 반해 나는 상대코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훨씬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치의 비디오 분석으로 전술적인 무기를 더 많이 장착하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페더러 보다 더 극적인 승부를 펼쳐 롤랑가로의 뉴스 중심에 오른 이는 토미 로브레도(31ㆍ34위)다. 로브레도는 니콜라스 알마그로(28ㆍ13위ㆍ이상 스페인)에게 3-2(6-7 3-6 6-4 6-4 6-4)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로브레도는 더구나 3,4,5세트 게임스코어 1-4, 2-4, 0-2로 끌려가다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로브레도는 특히 2회전부터 세 경기 내리 세트스코어 0-2로 뒤지다가 역전승을 거두는 대기록을 남겼다. 이는 1927년 윔블던에서 앙리 코체(프랑스) 이후 메이저대회 86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그는 "2011년 2월 햄스트링 수술 후유증으로 더 이상 선수생활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굴곡이 있는 게 인생이다. 잘 나갈 때 보다 추락했을 때 더 많이 배우게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브레도는 2006년 랭킹 5위까지 올랐으나 2012년 471위까지 떨어진 뒤 지난달 중순 4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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