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3일 차기 회장 후보로 임영록 KB금융 사장, 민병덕 국민은행장, 최기의 KB카드 사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 4명을 최종 후보로 압축했다. 금융권에서는 임 사장이 유력한 가운데 민 행장이 추격하는 사실상 2파전으로 보고 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회추위는 후보 4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거쳐 이사회에 추천할 회장후보 1인을 결정해 이르면 5일 내정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임 사장이 가장 앞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임 사장은 행시 20회로 재정경제원 자금시장과장,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 금융정책국장, 제2차관 등 금융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경제관료 출신이다. 특히 우리금융지주 민영화가 KB금융과의 합병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설이 우세한 가운데 관과의 소통이 중요한 시기라는 면에서 임 사장이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전날 "임 사장은 KB금융에 3년간 재직했으므로 외부인사로 보기에도 애매하다"며 임 사장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무게 중심이 그에게 쏠리고 있다.
다만 국민은행 노조가 '관치금융 중단'을 요구하는 등 반발하는 것이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금융당국 수장이 제 식구 챙기기에 급급해 전직 고위관료 출신 모피아 인사를 정부 주식이 한 주도 없는 민간 금융회사 회장으로 선임하라고 사외이사들을 압박하는 행위는 명백한 관치금융"이라고 비판했다.
32년간 국민은행 '토박이'로 지낸 민병덕 행장이 부상하는 것은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다. 1981년 국민은행에 입사한 민 행장은 KB금융그룹 내부 사정에 가장 정통한 인물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아울러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 등 KB금융을 제외한 3대 금융지주가 모두 행원 출신 지주 회장을 선임했다는 점도 민 행장에게 힘을 싣고 있다. 다만 노조와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은 강점이면서도, 취임 후 경영에서 노조에 끌려 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단점으로도 지적된다.
반면 신한 출신으로 지난해 금융권의 박근혜 후보 지지선언을 이끈 이동걸 전 부회장은 취약한 내부 소통과 '낙하산'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최기의 사장은 나머지 3명과 비교해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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