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분리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경남은행의 지역환원을 위해 지역 상공계와 정계 등이 발벗고 나섰다.
공적자금위원회가 최근 우리금융지주 소유 경남ㆍ광주은행 등 지방은행을 따로 떼어 매각하는 방침을 정하면서 2010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추진 당시 인수전에 이어 세 번째 불꽃 튀는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앞선 두 차례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부산의 BS금융지주와 대구의 DGB금융지주가 인수에 뛰어든 가운데 경남에서는 상공계를 중심으로 ‘경남은행은 도민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며 지역자본으로 독자 생존할 것을 주창하고 나섰다.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창원상의에서 재 발족한 뒤 정부를 향해 “경남은행 분리 매각 때 (경남)지역 컨소시엄에 우선 협상권을 부여하라”고 촉구했다.
‘지역 거점은행 사수’라는 명분으로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경제논리를 앞세운 부산ㆍ대구은행의 경남은행 인수 의지를 미리 꺾어놓겠다는 뜻이다.
이날 인수추진위 회의에는 창원상의 회장이자 경남상의 회장인 최충경 위원장을 비롯 김오영 경남도의회 의장, 조기호 창원시 제1부시장, 도내 각 상의 대표와 박재노 경남은행 노조위원장 등 14명이 참석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향후 활동계획을 밝혔다.
인수추진위는 성명서에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경남은행을 분리 매각할 것 ▦지역 컨소시엄에 우선 협상권을 부여할 것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부산ㆍ대구은행의 경남은행 인수 반대 등 세 가지를 천명했다.
최충경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장은 “새 정부의 대선 공약으로 경남은행 인수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며 “인근 지방은행의 경남은행 인수는 울산ㆍ경남의 금융자주권 상실, 지역경제 예속화, 중소기업 금융지원 약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인수추진위는 성명서를 청와대와 국회 등에 보내기로 했으며, 오는 17일 국회에서 도내 국회의원들을 초청해 공청회를 열어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인수추진위는 앞선 두 차례 인수전에서 경남 출신 재일교포 사업가로부터 3,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낸 경험을 바탕으로 경남지역 자본 등으로 경남은행의 독자생존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경남은행 노조도 성명서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경남은행을 지역에 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오영 경남도의회 의장은 3일 도의회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남은행의 부산ㆍ대구 쪽 인수는 안 되고, 경남은행은 반드시 도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며 BS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의 경남은행 인수 추진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김 의장은 또 “IMF 금융위기 이후 총 3,528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경남은행은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지난해 6월말 공적자금 투입액의 94.5%를 상환하고 지난해 말 32조의 자산규모를 가진 금융기관으로 성장했다”며 “이는 도민들의 ‘1인 1통장 갖기 운동’ 등 경남은행 정상화를 위한 애정과 적극적인 이용에서 비롯됐다”며 지역환원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경제논리만을 앞세운 부산ㆍ대구은행의 경남은행 인수는 영남권의 지역분열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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