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속 부침의 연속.' 4일로 취임 100일 지점을 통과하게 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초반 지지율 추이는 이렇게 요약될 것 같다.
출발선에서부터 상황은 좋지 않았다.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대표되는 인사 파문의 먹구름이 새 정부의 전도에 잔뜩 끼어있었다. 북한은 3차 핵실험까지 강행한 상황이었다. 이런 저런 악재들이 빈발한 가운데 당선자 신분으로 조사된 박 대통령의 취임 직전 직무수행 지지율은 44%(한국갤럽)였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첫 한 달은 실망의 연속이다. 취임 당일인 2월25일 실시된 리얼미터의 조사에서 박 대통령은 지지율은 54.8%에 그쳤다. 자신의 대선 득표율인 51.6%를 가까스로 넘긴 상황. 이런 가운데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 처리를 둔 여야 간 양보 없는 기 싸움이 시작됐다. 박 대통령은 취임 8일째인 3월4일,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를 촉구하는 대국민담화까지 발표하는 강수를 뒀지만 불통과 독선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지지율이 50% 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정부조직개편안 처리가 어느 정도 매듭 되는가 싶더니 이번엔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김학의 법무부 차관 내정자 등 장차관 후보들이 줄줄이 낙마하는 인사 참사가 빚어졌다.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3월 말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리얼미터 조사에서 45.0%, 한국갤럽 조사에선 41%였다.
지지율 반전은 뜻밖에 북한의 계속된 도발 위협을 계기로 찾아왔다. 박 대통령의 일관성 있는 대북 정책을 국민들이 평가하기 시작했고, 그 영향으로 지지율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이 있었던 5월 둘째주 여론조사에서 박대통령의 지지율은 55.9%(리얼미터), 56%(한국갤럽)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세를 올리던 지지율 추이는 예상 못한 복병을 만난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사건이 터졌고 지지율 화살표는 다시 방향을 바꿨다. 갤럽조사에선 일주일 만에 지지율이 5%포인트나 떨어지기도 했다.
취임 100일을 앞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체로 50%대 초반. 리얼미터의 5월 넷째주 조사에선 54.0%가 나왔고 한국갤럽의 5월 다섯째 주 조사 결과는 52%였다. "100일 당시 지지율만 놓고보면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보다는 못하지만,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보다는 낫다"고 한다. 곡절은 많았지만 박 대통령의 개인기가 어느 정도 떠받쳐준 결과로 해석된다.
지금 박 대통령의 손에는 지난 대선 득표율과 비슷한 수준의 지지율 성적표가 들려 있다. 출범 100일을 맞아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출발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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