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전략을 사실상 확정했다. 조속한 민영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 시장이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 판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방은행을 먼저 떼 내 판 뒤, 현 지주 체제를 해체해 은행ㆍ증권사 단위로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 검토되고 있다.
신제윤(사진) 금융위원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이 아니면 죽어도 민영화를 못한다"며 "내년 말까지는 우리금융의 새 주인을 정해 놓겠다"고 못 박았다. 법에 정해진 우리금융 민영화 3대 원칙(▲조기 민영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금융산업 발전) 중 나머지는 손해 보더라도 민영화만은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지다.
그는 "아직 일괄매각 같은 다른 방식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분리매각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건 맞다"고 말했다. 팔 수 있는 물건을 만들어 흥행을 시키는 게 목표인 만큼 시장이 원하는 게 곧 매각방식의 정답이라는 의미다.
신 위원장이 예로 든 방식은 경남ㆍ광주은행을 '최고가 입찰방식'으로 먼저 매각하고 지주를 해체하는 것. 그는 "지방은행 매각 후 우리은행을 지주와 합칠 것"이라며 "지주가 지주를 인수하기 어렵게 돼 있는 현행법 등을 감안하면 매각시 지주 형태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지주를 해체해 우리은행, 우리투자증권 등 덩치 큰 자회사들을 따로 또는 묶어 다른 금융지주 등 인수주체에 팔겠다는 뜻이다. 그는 다만 "이 경우 인수뿐 아니라 합병 방식도 열어두고 있으며 합병을 하더라도 정부가 모든 주식을 다 팔 수 있는 방법을 기술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위원장은 한편 최근 진행 중인 KB금융 차기 회장 인선에서 관료 출신인 임영록 사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에 대해 "KB는 민간 금융사로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인사에 개입할 수 없다"면서도 "관료도 능력과 전문성이 있으면 금융지주 회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임 사장을 외부인사로 보기도 애매하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