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쯤 트위터를 시작했다. 워낙 뒤늦게 끼어든 터라 보따리를 품에 안고 갓 상경한 시골뜨기처럼 정신이 사나웠다. 겨우 30여 계정을 팔로잉 해놓고도 타임라인을 따라가기 벅찼으니 말 다했다.
이 '사이버타운'의 공기에 차츰 호흡을 가다듬은 건 약 일주일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그제서야 주위를 둘러보았다. 희한한 동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몇 시에 일어나고 몇 시쯤 잠드는지 대략 감이 잡혔다. 누가 지금 무슨 밥을 먹는지, 무슨 책을 읽는지, 무슨 드라마를 보는지가 전해졌다. 하늘하늘한 베일이나 두꺼운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사람들이 재잘재잘 자신의 생활을 생중계하고 주파수를 조정하며 군락을 이루는 세계. 모든 문이 반쯤 열려 있어 엿보려면 언제든 엿볼 수 있는 세계. 한 귀퉁이에 어정쩡하니 서 있는 나에게는 이 세계가 매력적이기도 하고 외설스럽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며칠 전 이런 트윗을 읽었다. 시골에서 갓 올라온 청년에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안 하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답하더란다. 내가 뭘 먹었는지, 쟤가 어딜 갔는지, 그런 거 가지고 사사건건 입방아 찧는 게 싫어서 도시에 왔는데 왜 새삼 그런 '시골스러운' 걸 해야 하냐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옆집 앞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서로 꿰고 있는 듯한 '시골스러운' 트윗월드에 들어서서 나는 시골뜨기마냥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말이다. 먼 길을 돌고 돌아 결국 우리는 어떤 '시골스러움'에 닿고 싶었던 것일까?
시인 신해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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