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탈세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외국계 은행과 증권사에 개설된 차명계좌를 포착해 추적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CJ그룹이 5군데 외국계 은행 및 증권사 서울지점에서 외국인 명의 또는 해외펀드 명의로 차명계좌를 개설해 주식 거래 등을 해 온 정황을 잡고 계좌 추적 영장을 발부 받아 거래내역을 조사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대상이 된 외국계 금융기관 계좌는 약 10여 개로 검찰은 이들 계좌에서 최근 10여 년 간 이뤄진 자금 및 주식거래 내역을 살펴볼 계획이다.
이들 계좌의 명의자는 외국인 이름으로 돼 있으며 검찰은 자금흐름 분석을 통해 이들이 실제 외국인 혹은 외국 법인인지 속칭 검은머리 외국인(외국인 거래를 가장한 한국인)인지 파악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 회장 등이 2003년부터 CJ그룹 임직원 명의로 개설한 수백 개의 국내외 차명계좌를 운용하며 해외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해 이 회사 계좌로 주식을 매매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조세를 포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이 외국인 등을 앞세워 이들 계좌를 개설해 국내 특정 주식을 대량 매입하는 수법으로 주가를 조작했는지 여부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 관계자는 "거래내역 분석 결과와 관련자 진술 등을 종합해 진짜 외국인의 거래인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이번 수사팀에 외사 전문 검사 1명과 관세청의 외국환 거래 전문 수사관 1명을 추가 투입했다. 재산도피와 조세포탈 등 해외거래 분야 수사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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